국내 한 경제연구소가 출간한 ‘웹툰 1조원 시장을 꿈꾸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은 2013년 대비 2018년까지 다섯 배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한다.
이 같은 예상과 전망은 웹툰 자체 시장성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웹툰 기반으로 만든 드라마, 영화, 게임, 연극 등 이른바 ‘원소스멀티유스(One Source Multi Use, 이하 OSMU)’로서 확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웹툰 시장이 해외시장 공략과 OSMU 본격화로 1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로서 매우 고무적인 연구보고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시장주도를 위한 철저한 해외진출 준비와 지속성장을 견인할 OSMU 개발과 육성 등 책임도 동시에 요구받고 있는 느낌이다.
만화책이 좋아 만화사업을 시작했고, 만화라는 한 우물을 판 지 15여년 만에 3200여개 만화 타이틀과 4만5000권에 달하는 만화 저작권을 보유한 국내 최대 만화 플랫폼기업으로 성장했다. 만화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경쟁력에서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화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나라와 국가 간 경계를 허물고 즐길 수 있는 무한성장이 가능한 창조산업이다.
만화 하나로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마블코믹스나 디시코믹스 등이 대표적이다. 두 기업 성격을 아주 간단하게 나누자면 디시코믹스는 슈퍼맨과 배트맨을, 마블코믹스는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을 기본으로 세계인에게 사랑 받는 캐릭터를 키웠다.
두 미국 기업은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슈퍼히어로 영화, 뮤지컬, 캐릭터 상품으로 무한 확대, 재생산되면서 세계적인 공룡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만화나 웹툰을 기반으로 한 고부가 2차 산업으로 진화한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이 메가히트를 기록하면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맞고 있다. 한국인 3명 중 1명은 웹툰을 경험했고 그 중 80%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하루 평균 2회 이상 감상한다는 통계가 있다.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웹툰 독자 스펙트럼이 넓어져 하나의 원작으로 OSMU로 극대화할 경우 타깃 관객이나 이를 구입할 유효사용자가 확대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팬층을 확보한 웹툰이라면 2차 콘텐츠 역시 어느 정도 흥행성을 확보할 수 있다.
웹툰은 OSMU에 최적화된 문화 콘텐츠로 꼽힌다. 다양한 일상 소재를 바탕으로 기획돼 폭넓은 소재와 장르를 포괄하고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지녔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내부자’, 지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미생’ 등이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기준 웹툰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는 11편, 드라마는 8건에 이를 정도로 웹툰 산업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생이다. 프로바둑기사 입단에 실패한 뒤 낙하산으로 대기업에 입사해 고군분투하는 ‘장그래’와 주변 인물 이야기를 그린 미생은 작년 초까지 케이블TV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신드롬을 몰고 왔다. 케이블TV에서 대박으로 여겨지는 마의 10% 시청률을 돌파했을 정도로 대히트를 기록했다. 직장인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원작 이야기가 시청자 마음을 움직인 덕택이다.
이제 우리 콘텐츠가 국내시장 성공사례를 넘어 마블, 디시코믹스 등과 진검승부로 해외시장에서도 성공사를 써가야 한다.
미국 만화시장 규모는 1조원으로 추산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강력한 출판만화 외에도 웹툰이 2013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1000만 독자를 확보했다. 거대시장인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과 대만, 동남아시아 등 세계시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이는 웹툰 1조원 시대를 맞아 웹툰 업계가 한국 웹툰의 우수함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사업화 기회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 mrblue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