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변전소 세계 최대 FR ESS 준공…구축비 1800억 3년만에 뽑는다

세계 최대 국가전력망 주파수조정(FR)용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경북 경산변전소에 들어섰다. 구축 비용이 3년 만에 회수돼 민·관 ESS 투자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유럽 등 해외 ESS 기반 FR 구축이 확대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실증 사례로 적극 활용된다.

지난해 12월 한국전력 울주변전소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 현장 모습.
지난해 12월 한국전력 울주변전소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 현장 모습.

한국전력은 25일 경북 경산시 경산변전소에서 48㎿급 주파수조정용 ESS 구축을 완료했다. ESS는 현재까지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미국 로렐(LAURAL)마운틴 FR용 ESS(34㎿)보다 14㎿나 용량이 크다.

한전은 상업 가동을 시작하는 오는 7월이면 이미 가동되고 있는 두 곳의 변전소 ESS를 포함해 모두 9개 변전소에 총 236㎿ FR용 ESS를 운영한다. 전기품질 향상과 전력계통 운영 효율성 제고로 연간 약 600억원의 전력 구입비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황우현 한전 에너지신사업단장은 “1800억원을 투입해 구축하는 236㎿ FR용 ESS가 정상가동하면 연간 약 600억원 전력구매비를 아낄 수 있게 된다”면서 “외국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화력·석탄발전소 예비력의 5%를 FR로 운영하고 있어 우리의 FR용 ESS 구축·운영 실적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전력망 ESS 연계로 대용량 ESS 구축의 시장성이 빠르게 검증되고 있다.

연 600억원 전력 구매비가 절감되는 만큼 3년 만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서안성(28㎿)·신용인변전소(24㎿) ESS에 500억원, 올해 경산변전소 등 7개 변전소 ESS에 1370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총 1870억원 투자비가 3년 만에 뽑힌다.

지난해부터 사업에 참여한 LG화학, 삼성SDI, 코캄 등 배터리 업체뿐만 아니라 전력변환장치(PCS) 업체 플라스포, 우진산전, 이엔테크놀로지 등 우리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한층 높아졌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ESS는 새롭게 변화하는 기후체제에 선제 대응하고 전력산업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줄 에너지신산업의 핵심”이라면서 “우리가 한 발 앞서 실증한 기술이 해외시장에 중소기업과 함께 널리 진출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 및 운영 현황(자료:한국전력)>


한국전력 주파수조정(FR)용 ESS 구축 및 운영 현황(자료:한국전력)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