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전국 3186개 중학교가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한다. 학생 진로탐색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지만 정작 소프트웨어(SW)는 소외받고 있다. 교육 인력, 콘텐츠 및 정보 부족 등으로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토론, 실습 수업 및 진로 탐색을 위한 체험활동을 받는 제도다.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는데 초점을 맞춘다. 2013년 42개교를 시작으로 올해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한다.
각 학교는 학생 수요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요리실습, 바리스타, 패션디자인, 농수산 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SW 교육도 고려된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창조경제 핵심 역량으로 평가받으면서 관심이 높다.
학생도 SW교육에 관심이 많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자유학기제 운영 프로그램 학생 수요조사 결과 스마트폰 앱 개발(16.16%)이 1위를 차지했다. 로봇 만들기(8.03%)도 4위를 차지해 SW 관련 교육에 학생 선호가 높았다.
학생 수요와 달리 실제 이뤄지는 SW 교육 프로그램은 찾기 어렵다. 가장 많이 이뤄지는 주제 선택 프로그램은 요리 실습, 영상 스토리, 한국예술 등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SW 교육이 외면 받는 것은 인프라와 인력 부족 때문이다.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라 학교는 체험 위주 자율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SW분야 체험처는 전국에 35곳뿐이다. 전체 체험처(5만8882개) 중 0.5%에 해당한다. 이마저도 체험처 70%가 대학교가 운영하는 학과 소개나 프로그래밍 교실 수준이다. 공공기관·기업이 운영하는 SW 체험처는 절반 이상(7개) 수도권에 쏠려 지역격차도 있다.
체험이 여의치 않으면 진로 혹은 직업 특강 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다. SW 영역은 특강 수도 적고 참여가 제한적이다. 현재 정부와 기업이 진행하는 특강 프로그램은 두세 개에 불과하다. 대부분 수도권에서 이뤄진다. 정부가 동아리 활동에 지원하는 SW 관련 교재도 4종 밖에 안 된다. 교육인력과 장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온·오프라인 창구도 열악하다.
국내 SW 산업은 중소기업 비중이 80%가 넘는다. 다수를 차지한 중소기업에 SW 교육 참여 혹은 투자를 강요할 수 없다. 전문가는 SW 교육에 업체 참여가 필수인 상황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SW 체험처를 마련하거나 교육 인력을 파견하는 기업에 ‘SW 교육 선도기업’ 인증을 부여하는 것도 방안이다.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 간 SW 교육 격차를 줄이고자 지역 거점 SW 교육조직을 설립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