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5G분야는 충분한 승산이 있다”며 “해외무대에서 삼성 네트워크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통신장비 업체로 우뚝 서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국내보다 해외 네트워크 사업 비중을 꾸준히 늘리면서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를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춰 왔다. 2013년 75%에서 지난해 86%로 2년 만에 해외 매출 비중을 10%포인트(P)이상 끌어올렸다. 통신장비 분야에서 잠재력이 가장 큰 인도 LTE 시장에서 지난해 처음 ‘넘버 원’으로 올라서면서 해외 무대에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김 사장은 “통신서비스는 3G에서 LTE(4G) 다시 5G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며 “첨단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일수록 삼성이 세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오래 전부터 글로벌 시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 5G 분위기가 무르익는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에서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세부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금 추세라면 해외 매출 비중이 올해 9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LTE 통신장비 분야 1위 지역도 인도를 포함해서 몇 개 나라로 확산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특히 5G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달 22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현장에서도 네트워크사업부는 독립 부스를 꾸리고 통신장비 분야 기술력을 과시했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크기로 소형화된 5G 초고주파수대역 단말기, 광통신 케이블 매설 없이도 가정까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정형 무선브로드밴드 시스템(Fixed Wireless) 등 다양한 신규 5G 기술들도 함께 공개했다.
김 사장은 “삼성은 이미 단말 분야에서는 세계 톱 수준에 올라왔다”며 “단말에서 쌓은 노하우와 현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5G망 구축과 품질 개선, 장비 운영 능력 등 네트워크 분야에서 새로운 신기원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세계에서 처음으로 5G망에서 핸드오버(handover)기술을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핸드오버는 서로 다른 셀이나 망으로 이동할 때 통화나 데이터 송수신이 끊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기술을 말한다. 이용자는 내가 어떤 망을 쓰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어 네트워크가 고도화하고 다양화할수록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MWC에서 5G 핵심기술로 평가받는 28GHz, 60GHz 초고주파수 대역(mmWave)을 활용한 기지국 간 핸드오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해 5G 기술 리더십을 재확인했다. 김 사장은 “5G 단말을 탑재한 차량을 기지국 사이로 이동시키면서도 평균 2Gbps 이상 안정적인 통신 속도를 기록했다”며 “어떤 글로벌 업체보다 앞서 핵심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4년 세계 최초로 초고주파수(mmWave) 기지국과 단말을 이용해 7.55Gbps 통신 속도를 달성했다. 시속 100킬로미터로 주행 중인 차량에서도 1.2Gbps 속도로 통신하는데 성공하는 등 5G 초고주파수 통신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했다.
김 사장은 “5G 분야를 주도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노력뿐 아니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에 이어 해외 서비스 사업자와 협력 관계를 넓혀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버라이즌에 이어 T모바일(도이치텔레콤) 등과 이미 제휴를 마무리했으며 올해 사업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은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5G 이동통신 현장 시험(필드 테스트)을 진행했다. 아메리카의 네트워크 사업부는 뉴저지 인근에서 수 기가비피에스(Gbps) 속도로 5G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두 회사는 버라이즌의 피오스(FiOS) 무선 네트워크와 삼성 5G 하이브리드 어뎁티브 어레이(Hybrid Adaptive Array)를 결합해 360도 가상현실(VR) 콘텐츠를 4K UHD 화질로 전송하는데 성공했다. 김영기 사장은 “국내에서 확보한 앞서 5G 통신장비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 해외 서비스 사업자와 확실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5G=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강병준 통신방송부 데스크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