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현섭과 프로젝트 그룹 코나가 ‘슈가맨’에 등장했다. 방청객은 물론 MC들마저도 대부분 이들의 모습을 처음 봤지만 슈가송으로 하나가 되면서 반가운 마음으로 이현섭과 코나를 환영했다.
지난 1일 오후 방송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서는 슈가맨으로 ‘마이 러브(My Love)’를 부른 이현섭과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의 주인공 코나 멤버 배영준, 정태석이 출연했다.
먼저 유희열 팀의 슈가맨 이현섭이 슈가송 ‘마이 러브’를 부르면서 등장했다. 지난 2004년 방송한 SBS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극본 김기호, 연출 최문석)의 OST인 이 곡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각종 예능프로그램에도 수차례 삽입돼 대중들에게 익숙한 노래였다.
힌트를 듣고도 아리송했던 방청객들은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불을 켰고, ‘슈가맨’ 통산 최다 불빛 3위에 해당하는 97불을 기록했다. 환하게 가득 켜진 불빛을 본 그는 “이 곡을 무대에서 완창해본 건 거의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을 만큼, 벅찬 감동을 느낀 모습이었다.
이현섭은 밴드 넥스트 유나이티드로 함께 활동했던 가수 故신해철과의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그는 “신해철 선배가 내게 ‘가수가 술 마시고 노래 부르는 것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고 조언해주셨다”며 “그러던 중 신해철 선배의 지인 분들과 함께 있던 술자리에서 내게 ‘쉬즈 곤(She’s gone)’을 불러보라고 시키셨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현섭에 이어 유재석 팀의 슈가맨으로는 코나가 무대에 올랐다. 보컬 정태석과 프로듀서 배영준은 지난 1996년에 발표한 히트곡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를 부르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가수 이소라의 몽환적인 보컬로 시작하는 이 곡은 듣는 이들을 나른하게 만드는 편안한 멜로디와 야하다고 느껴질 만큼 로맨틱한 가사가 인상적인 노래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를 만든 배영준은 “프랑스 배우 소피 마르소가 처음 찍은 성인 영화 제목이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였다”면서 “그 영화를 보고 이 노래를 만들었다. 듣는 이들로 하여금 야하게 들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코나는 과거 두 사람 사이에 불화가 있었음을 고백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배영준은 “예전에는 너무 사이가 안 좋아서 정태석이 양치질 하는 모습만 봐도 싫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정태석은 “20년 만에 (배영준에게)연락을 받고 과거 쌓였던 앙금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며 “‘슈가맨’ 덕분에 우리가 화해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마이 러브’와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누구나 한 번 이상은 들어봤을 법한 노래지만 이 곡을 부른 가수들의 얼굴은 생소했다. 그럼에도 방청객들은 TV에서도 본 적 없는 이들을 반가워하며,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이는 ‘슈가맨’이 아니라면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기도 했다.
이처럼 ‘슈가맨’은 예전 기억 한 켠에 남아있는 추억의 노래와 가수를 재조명해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현섭과 코나처럼 노래만 남긴 채 사라진 가수들을 ‘슈가맨’을 통해 브라운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이현섭과 코나처럼 처음 봤지만 반가움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가수들을 ‘슈가맨’에서 자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슈가맨’은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한다.
최민영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