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특별법이 만들어졌으나 이에 어울리는 법령과 정책,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중견기업에 대한 인식 전환 및 중견기업 관련 제도와 법령 정비를 촉구했다.
강 회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중견련 정기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지난 3년간 중견련을 이끌어온 강 회장은 임기 동안 중견기업 특별법 제정, 중견련 법정단체 지정 등의 성과를 냈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 위상 강화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며 “중견기업 특별법 통과 이후에도 연구개발(R&D), 금융기관 우대금리, 연구원 채용, 소득세 등 대·중소기업의 이분법에 고착된 부분이 아직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중견련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각 당 정책과제에 이를 반영해달라고 전달했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이 수출을 주도하고 우리 경제의 주역으로 자리잡았지만, 정책은 대·중소기업의 이분법적 논리로 고착화돼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을 일으키는 중기 간 경쟁제품 지정 관련 문제에서도 보다 심도 깊은 토론이 필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강 회장은 “중소기업 기본법이 생긴 취지와 배경은 공감하지만, 중기 보호라는 획일적 정책 아래 매출액이 늘고 중견기업군에 들어가면 지원이 없어지고 규제만 는다”며 “우리 산업생태계와 시장변화에 맞는 유연한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 회장은 “2015년에 한국 수출 기업군을 보면 대기업이 2014년에 비해 11.1% 수출 감소, 중소기업이 6.6% 감소, 유일하게 중견기업군이 3.2% 상승했다”며 “전체 기업의 0.1%에 해당하는 3000여개 중견기업이 법인세 33조 중에서 24%가 넘는 8조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은 태생적으로 해외에서 현지화를 할 수 밖에 없고, 중견기업이 우리 기업의 1%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강회장의 생각이다.
강 회장은 “고 신영복 선생 돌아가시기 직전에 하신 말씀이 세상에서 제일 길고도 먼 여행이 머리에서부터 가슴까지라고 했다”며 “생각의 틀을 바꿔 중견기업을 바라보면 일자리, 복지, 사회 안전망, 세금 문제도 해결돼서 선순환 하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