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ISA 허와실...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만능통장으로 일컬어지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제도 시행을 앞두고 재산증식을 위한 상품이라기보다 금융사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불완전 판매 상품 소지가 많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ISA 비과세 혜택을 보기 위해 최소 4~5% 수익률을 내야 하지만 저금리 기조에서 고수익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당초 ISA는 정부가 중산층과 저소득 서민 재산형성을 돕기 위해 세금 수입을 포기하고 새롭게 시행하는 혁신적 상품으로만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혜택 범위보다 금융기관 수수료 수입이 더 커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통장 수익률이 10% 이상 넘으면 가입자 혜택이 더 커지지만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10% 수익률은 거의 불가능하고, 신탁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ISA 계좌는 신탁형 상품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신탁수수료를 별도 지불해야 한다. 보통 신탁수수료는 연 0.4% 정도다. 예를 들어 ISA를 통해 연 2% 내외 수익률을 올려도 통합수익을 계산하면 일반펀드보다 못한 수익을 거두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은행에 일임형 신탁상품 판매 허용을 두고도 우려 목소리가 높다. ISA 상품은 펀드 및 주가연계증권 등 파생상품에도 투자할 수 있다. 상품 특성상 투자자 성향과 상품 투자위험성, 수익률 관리상 요건 등에 대해 전문상담사(PB, WM)와 깊이 있는 상담과 투자 조언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은행과 증권 창구 일선에선 이미 제대로 된 고지 없이 ISA 장점만을 부각하는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금융권 과열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금융당국 자제 요구에도 주요 은행과 증권사 사전 유치 경쟁은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다수 은행과 증권사 영업점 창구에서는 ISA 상품에 대한 구체적 설명 없이 여전히 고가 경품을 미끼로 사전 가입자 유치에만 열심이다. 운용 수수료와 상품 종류 설명 없이 일단 정식 계약 서류에 서명하고 ISA에 담을 금융 상품은 공식 출시일 이후에 고르도록 하는 편법까지 동원된다.

최근 금융위는 ISA 불완전 판매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금융회사 일선 영업 창구의 판매 실태 상시 모니터링 계획을 밝혔다. 소비자 단체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표]국가별 ISA 특징 비교 (자료-유진투자증권) 주: £1=1,800원, 100엔=981원(2015.08 기준)>


[표]국가별 ISA 특징 비교 (자료-유진투자증권) 주: £1=1,800원, 100엔=981원(2015.08 기준)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