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토론토의 인재 양성법

[관망경]토론토의 인재 양성법

캐나다 온타리오주 로보틱스 출장 중에 토론토대를 들렀다. 토론토대는 근처의 워털루 대와 마찬가지로 ‘공과대학’이 유명하다. 토론토대 공대는 입학도 어렵지만 학내 경쟁이 치열해 졸업률이 약 75%다. 하지만 여기서 살아남은 자들의 취업률은 100%다.

여기에서 중국계 위쑨(Yu Sun) 마이크로 나노 엔지니어링 시스템 학과장을 만났다. 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는 로봇 기술도 흥미로웠지만 눈길을 끈 것은 교수의 연구실을 꽉 채운 중국 학생들이었다. 유창한 영어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설명하는 중국 학생들이 가득했다.

문득 몇 달 전 해외 과학자 초청 프로그램인 브레인풀 행사가 열릴 때 만난 한국인 교수들의 말이 떠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 어바인(Irvine) 캠퍼스에 재직하고 있던 교수는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 근무하는 중국계 교수는 중국 교육부에서 1년에 10억원을 지원받아 자국 학생들을 불러 자신의 연구실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함께 연구한다. 특히 베이징대 해외 프로그램이 강하며, 학생을 해외로 보내 트레이닝시킨다. 해외에 있는 교수들은 이들을 길러 내는 역할을 하는 ‘국가 자원’이 된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말 공과대학 혁신을 외치며 KAIST를 포함한 과학기술원에 산학연 협동 프로그램 등을 대대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전체 공과대학 혁신이나 지원은 미래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기 힘들다. 해외 프로그램 지원 등은 교육부와 손잡고 가야 한다.

해외에 있는 한국 교수 활용에도 나서야 한다. 이들을 단순히 인재 유출로 볼 것만은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이들을 활용해 우리 학생들을 해외로 보내고 연구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 선진국 시스템을 배우고 돌아오게 해야 한다.

5~10년 후 토론토뿐만 아니라 해외 각지로 퍼져 있는 중국계 학생들이 사회에 나올 때쯤 중국은 어떨까. 진정한 과학기술 강국으로 거듭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매년 약 20조원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쓰지만 노벨상이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과학기술 강국을 향해 가는 이웃 나라의 방법을 배우는 한편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관망경]토론토의 인재 양성법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