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국제 표준화가 시작된다.
국제 표준화단체 3GPP는 표준 규격 개발 단계인 ‘릴리즈 13’을 이번 주 완료하고 내달부터 5G 요건 정의를 위한 ‘릴리즈 14’에 착수한다.
릴리즈 14에서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제시한 5G 8대 성능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표준화 요건이 논의된다. 최대 전송속도(20Gbps), 이용자 체감 전송속도(100~1000Mbps), 최대 기기 연결수(100만개/1㎢) 등 4G로는 구현이 어려운 기술 규격이 정의된다.
‘6㎓ 이상 고주파 대역에서 채널 모델링(Channel model above 6㎓)’이 대표적이다. LTE보다 20배 이상 빠른 전송속도를 제공하려면 수백 ㎒ 폭 주파수를 사용해야 한다. 지금 쓰는 6㎓ 미만 저주파 대역에서는 이 같은 주파수 확보가 어렵다.
고주파는 파장이 짧고 직진성이 강해 전파 손실율이 높다. 무선통신 주파수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파 효율성을 높이고 지원 장비를 개발하기 위한 환경 연구가 필요하다. 채널 모델링 단계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이후 여기에 걸맞은 기술 개발이 뒤따른다.
‘직교주파수분할(OFDM)’ 기술의 진화도 논의된다. OFDM은 특성이 같은 여러 신호가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함께 작동하는 ‘직교’ 특성을 이용해 주파수를 나누어 쓰는 통신 방식이다.
고속 통신과 높은 주파수 효율성을 갖춰 LTE 핵심 기술로 쓰인다. 3G와 4G를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으로 5G 시대에도 사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사물인터넷(IoT) 시대 5G가 요구하는 속도와 용량 제공, 0.001초 초저지연 구현은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면서 ‘비욘드 OFDM’ 논의가 한창이다.
조봉열 노키아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새로운 이동통신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선 무선 채널이 어떻게 생겼는지 파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선 환경에 대한 연구가 먼저 진행된다”며 “5G 표준화는 탑-다운 방식으로 굵직한 사항을 먼저 논의하고 세부 규격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즈 14는 오는 4월부터 내년 6월까지 추진된다. 이어 7월부터 내후년 9월까지 진행될 릴리즈 15에서 실질적인 표준 규격 개발이 이뤄진다. 업계는 이때 5G 1차 표준이 완료돼 이르면 2019년 국제표준을 적용한 5G 칩과 장비가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상용화에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릴리즈 14에서는 5G 요건 정의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LTE 진화의 마지막 단계인 ‘LTE-A 프로’를 포함해 30여개 이상 연구가 진행된다. 기지국에서 IoT를 지원하기 위한 소물인터넷(IoST) 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LTE 표준 규격이 개발된다.
한편 3GPP는 7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총회에서 릴리즈 13 완료를 공식 승인한다. 릴리즈 13에서는 할당받지 않은 비면허(Unlicensed) 대역을 사용하는 ‘LTE-U’와 멀티밴드 주파수집성(CA)이 표준화됐다.
와이파이 대역 등 비면허 대역을 활용하는 LTE-U는 부족한 주파수를 확보할 대안으로 꼽힌다. LTE-U가 표준화되면서 5개 대역까지 가능하던 CA도 최대 32개 대역까지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재난안전통신망에 쓰일 직접통화(D2D), 그룹통화, 동시동영상전송(eMBMS)도 표준화를 완료했다. 이르면 연내 국제 표준에 맞춘 칩과 단말이 출시돼 재난망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GPP 표준화 일정
자료:3GPP, 업계종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