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모터 업계가 비상이다.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저효율 모터 판매와 유통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37㎾ 이상 출력을 내는 3상유도전동기(산업용모터) 가운데 전력효율이 낮은 IE2급 제품이 퇴출된다. 전략 효율이 2~3% 높은 IE3 전동기만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에너지 절감이 시급하다. 산업용모터는 국가 에너지 소비의 40%를 차지한다. 전력 효율이 2~3%만 올라도 에너지 절감효과가 크다. 2018년 10월부터는 3㎾ 이하 소형 전동기에도 저효율 제품 퇴출 정책이 적용된다.
문제는 고출력 전동기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IE3 기술을 확보한 곳은 대기업 3곳에 불과하다. 2018년 소형 전동기에도 IE3 기준이 적용되면 중소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서 중소업계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은커녕 오히려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력과 기술력의 열세인 중소기업의 하소연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에너지 절감은 우리만의 이슈가 아니다. 유럽, 북미에서도 저효율 제품을 퇴출시키는 정책의 기조가 뚜렷하다. 중소기업 사정을 봐주는 정부 정책이 장기로 볼 때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정부로서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
고객도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고효율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정부 규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시장이 저효율 전동기를 퇴출시킬 날이 멀지 않았다.
이런 저런 사정을 감안하면 정답은 정해져 있다. 정부 규제를 배수로 삼고 기술개발 전쟁에 사활을 거는 것이다. 저효율 전동기 퇴출 정책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