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이 콘텐츠 분야에 뭉칫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콘텐츠산업 활성화를 위해 CJ헬로비전과 합병 후 1년간 32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합병법인이 1500억원을 출자하고, 1700억원은 투자 유치로 조달한다.
일반 영상과 융합 콘텐츠 등에 1800억원, 글로벌 콘텐츠 펀드에 400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가상현실(VR) 분야 등 스타트업에 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신산업 저변 확대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토론회, 공청회 등을 거쳐 두 회사의 합병을 위한 의견수렴 절차는 마무리 됐다. CJ헬로비전도 주총에서 합병 안건을 의결한 상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공정거래위원회 의견을 듣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를 얻어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합병에 대한 쟁점은 방송통신 생태계, 소비자 권익, 공공성, 시장경제 적용 등을 두고 첨예하다.
글로벌 시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한 방송과 통신의 융합, 미디어 경쟁구도 재편 등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케이블방송과 통신서비스 시장 모두 성장절벽에 맞닥뜨리고 있다. 글로벌 방송통신산업 재편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한류의 중심인 콘텐츠 시장마저 중국에 잠식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일기업으로서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투자계획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송병준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부회장은 “이번 펀드 조성은 콘텐츠의 다양화와 질적 개선으로 VOD 드라마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국내 콘텐츠산업 생태계 조성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번 투자계획은 정부의 합병 승인이 없으면 유효하지 않다. 하지만 유료방송 시장경쟁이 가격보다 차별화된 콘텐츠가 주도하는 변화의 기폭제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시그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