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도 공식 인증(FIDO Certified™)’을 받기 위한 상호운용성 테스트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진행됐다. 한국 업체는 물론이고 일본, 대만 업체까지 20개 이상 기업이 참여했다. 역대 테스트 행사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국 FIDO얼라이언스 측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 호응도에 놀라움을 표했다.
FIDO얼라이언스는 9일 경기도 판교 크루셜텍 사옥에서 UAF(생체인식 관련 기술) 분야 FIDO 상호운용성 테스트를 했다. 얼라이언스 보드멤버인 크루셜텍이 장소 제공과 행사 운영 지원을 맡았다.
국내외 20여개 기업에서 76명이 참석해 동시에 테스트를 진행했다. FIDO얼라이언스 감독관 앞에서 UAF 인증 항목인 서버, 클라이언트, 인증장치 등 업체 간 제품 연동성을 검증했다.
임의로 제품 간 조합을 지정하고 테스트 경우의 수가 수천건에 달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10일까지 이틀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하고 한달 뒤 공식 결과를 발표한다.
보안 유지를 위해 사전 동의를 구한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테스트 참여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최근 FIDO 관련 사업 추진을 발표한 업체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현재 파이도 인증을 받은 업체 총 51곳 중 한국 회사는 9개다. 이번 테스트 종료 후 한국 FIDO 인증 제품 비율이 대거 늘어날 전망이다.
테스트장에는 기업별로 테이블에 3~4명의 엔지니어가 자리했다. 기존 미국에서 열리는 테스트에 참여하기 위해선 해외 출장과 제품·장비 운송 등을 위해 수천만원 이상 비용이 들었다. 디버깅 등 문제 대응에 어려움이 컸다.
차현성 한컴시큐어 개발 2·3팀장은 “당초 미국 출장도 고려했으나 한국에서 열리게 돼 인증 테스트를 받게 됐다”며 “국내 많은 업체가 이번 테스트에 참여해 FIDO 관련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컴시큐어는 이날 6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행사 운영을 지원한 김재한 캔버스바이오 책임연구원은 “원격 테스트를 받을 수 있지만 디버깅과 호환성 문제 대응이 어렵다”며 “여러 엔지니어가 직접 테스트 현장에 참여해야 무리 없이 인증 획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FIDO 상호운용성 테스트는 3달에 한 번씩 지금까지 총 6회 진행됐다. 모두 미국에서다. 판교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국내 FIDO 인증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덤 파워스 FIDO얼라이언스 기술감독은 “지금까지 진행한 테스트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라며 “몇몇 회사는 기술적으로도 우수하고 혁신적 제품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테스트 행사 개최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