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옆집 전력 판매시대 활짝…“전기료 누진제 부담 없어져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전력 프로슈머 사업에 참여하는 경기도 수원 솔대마을과 강원도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 주민은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정말 옆집 태양광발전설비로 생산한 전력을 우리집으로 끌어와 사용하면 누진제로 비싼 전기요금을 낮출 수 있을지 궁금해서다. 전력을 파는 프로슈머 역시 파는 만큼 수익이 생겨 전기요금 부담이 줄어든다.

전력 프로슈머 시범사업이 열리는 수원 솔대마을.
전력 프로슈머 시범사업이 열리는 수원 솔대마을.

시범마을로 선정된 두 곳에는 모두 이웃 간 전력거래가 가능한 전력 생산설비를 갖춘 가구가 위치했다. 누진제로 전기요금을 많이 지불하는 소비자는 어디든 많지만 전력 프로슈머 사업이 형성되려면 전력을 자가소비량보다 많이 생산하는 가구가 인근에 위치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아파트 단지 외곽에 위치한 전원마을인 수원 솔대마을은 전체 18가구로 구성됐다. 그 중 11가구가 3㎾ 태양광발전설비를 보유해 전력을 생산한다. 이 마을에서 연간 사용하는 전력량은 75㎿h이며, 태양광발전설비로 생산해 쓰고 남은 잉여전력이 25㎿h에 달한다. 월 평균 201㎾h 전력을 대가없이 한전으로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곳 주민 홍순주 씨는 이웃 간 전력거래 사업에 참여했다. 월 평균 283㎾h 전력을 사용해 3만5000원정도 전기요금을 지불하는 홍 씨는 매달 남는 239㎾h 전력을 이웃에 팔기로 했다.

홍 씨가 판매하는 전력을 구매하기로 한 조성환 씨 가구는 월평균 474㎾h 전력을 사용해 월간 10만4000원을 전기요금으로 지불한다. 조 씨가 홍 씨로부터 전력을 구매해 월평균 전력 사용량이 200㎾h대로 내려가면 지불하는 전기요금은 3만원가량 줄어든다. 전력을 파는 홍 씨 역시 전력 판매 수익이 생겨 전기요금 지불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프로슈머 홍순주 씨는 “옆집에 태양광 전력을 팔아 종전보다 전기요금을 더 절감할 수 있어 좋고, 더 많은 사람이 태양광설비를 설치하는 계기가 될 듯해 기대된다”고 말했다.

소비자 조성환 씨는 “그동안 누진제로 요금부담이 컸는데 이웃 간 전력거래 덕에 요금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도 비슷한 구조다. 전체 19가구 가운데 11가구가 태양광발전설비를 보유했다. 이 마을 연간 전력사용량은 16㎿h고 이웃에 팔 수 있는 잉여전력량은 910㎾h다. 홍천친환경에너지타운에 거주하는 한 프로슈머는 월평균 558㎾h로 많은 전력을 사용해 16만원 정도 전기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남는 전력을 판매할 예정이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