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는 전문가만 다루던 복잡한 통신장비를 가상화 해 집안의 오븐이나 TV처럼 다루기 쉽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수십여 가상머신을 활용해 필요한 기능만 구현해 사용할 수 있어 효율성이 극대화됩니다.”
박성용 쿨클라우드 대표는 SDN 전문가다. SDN은 통신장비의 전송(통신) 부문과 제어 부문을 분리해 활용성을 높여준다. 분리한 제어 부문을 기능별로 수십여 가상머신으로 만들 수 있어 통신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기능을 개발해 사용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시스코에서 시작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연세대학교 연구교수에 이르기까지 라우터를 비롯한 통신장비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가 SDN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박 대표는 “통신장비의 제어와 전송 기능을 분리하고 두 기능 간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오픈플로우 프로젝트가 2008년 스탠포드 등 대학에서 추진되고 있었다”며 “고전적 통신장비의 폐쇄성을 절감하고 있던 때였는데 이 프로젝트를 보고 SDN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연세대에 재직하던 2011년 SDN 전문업체 쿨클라우드를 설립했다. 물리적 라우터에서 가상화로 제어 부문을 떼어내 가상 라우터를 제작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쿨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면 수십여 가상 라우터를 생성해 필요한 기능한 탑재하거나 개발하고 불필요하면 삭제하면 된다.
불필요한 기능까지 모두 구매해야 했던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 비용이 대폭 절감되고 네트워크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설립된 지 5년밖에 안 됐지만 세계적으로 이미 그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오픈네트워킹서밋(ONS)에서 쟁쟁한 글로벌 업체와 경쟁해 특별 전시의 기회를 얻었다. 최종 18개 업체가 전시에 참여했는데 대부분 시스코, 주니퍼네트웍스, 화웨이 같은 글로벌 장비회사다. 우리 중소기업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올해 ONS에서도 클라우드 망에 적용할 수 있는 SDN 기술을 제시해 전시작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11월 ‘메트로이더넷포럼(MEF)’에서는 글로벌 파트너 네 군데와 협력해 경진대회 출품작을 제출했다.
이 외에도 중국 대형 통신사에서 쿨클라우드 솔루션을 시험하고 있다. 화이트박스 제작업체 엣지코어와는 판매계약도 체결했다. 올해 안으로 더 많은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클라우드 컴퓨팅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오픈스택에 맞춰 상용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네트워크가 SW와 가상화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