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자동차 내수 판매 순위...`만년 1위, 꼴찌도 없다`

파죽지세로 달리던 수입차 기세가 꺾이는가 하면 부진하던 업체가 살아나는 등 국내 자동차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르노삼성의 선전으로 한국지엠의 내수 3위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성장세가 꺾일 줄 몰랐던 수입차는 두 달 연속 하락하고 있으며, 업체별로 판매 실적도 들쭉날쭉해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이다.

내수 시장을 흔드는 요인은 국산차 4~5위 업체들의 반란이다. 쌍용차는 티볼리에 이어 티볼리에어로, 르노삼성은 SM6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르노삼성은 하반기 QM5 후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약 10만대를 팔았던 쌍용차는 올해 내수 시장 목표를 11만대로 잡았다가 이를 상향 조정키로 했다. 르노삼성은 SM6 5만대를 포함해 올해 내수에서 1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내수 3위는 15만 8404대를 판매한 한국지엠이 차지했으나, 올해 지엠은 상대적으로 신차라인업이 약해 내수 3위를 둔 박빙이 예상된다.

지난 2월 쌍용자동차 희망퇴직자와 해고자가 첫 출근해 교육을 받는 모습
지난 2월 쌍용자동차 희망퇴직자와 해고자가 첫 출근해 교육을 받는 모습

게다가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한국지엠과 달리 노사화합의 기조로 상승세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쌍용자동차,쌍용자동차 노조,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노〃노〃사 3자간 합의안을 타결한 후 지난 달에는 희망퇴직자와 해고자가 출근하기 시작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노사대타협을 이뤘다. 한국지엠은 사무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독보적 1위 현대차는 올해 내수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적은 판매 목표량을 설정하기도 했다. 현대차 내수 목표는 지난해 71만 4121대보다 줄어든 69만3000대다.

수입차 시장은 말 그대로 격변이다. 지난 1월에는 무려 76개월 만에 전년대비 판매량이 꺾였으며, 2월은 전년보다는 다소 늘었으나 1월보다는 줄어 2달 연속 감소세다. 2월은 영업일수가 절대적으로 적었다고 하지만 국산차는 같은 기간에 전월대비 판매량이 4%가 증가했다. 국산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수입차 판매량이 늘어나던 것은 이제 과거 일이 됐다.

업체별 부침도 심하다. 지난해까지는 BMW가 수입차 점유율 19.63%로 1위를 차지했다. 미니 브랜드까지 합하면 BMW 그룹 22.7%가 넘는다. 올 초부터는 벤츠가 1위다. 2월에는 1위 벤츠와 2위 BMW 격차가 더 벌어졌다. 벤츠는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년대비 8.9%가 늘었으나, BMW는 11.4%가 줄었다. 잇단 화재 사건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벤츠의 1위도 안전해 보이지는 않는다. 벤츠코리아는 7단 변속기가 달린 S350 모델을 판매한다고 신고하고 9단 변속기가 달린 S350을 신고 없이 판매해, 이 모델은 판매 중단됐다. 제품 성능 향상을 위한 것이고 고의도 없다고 하지만, 국토부는 검찰 고발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디젤게이트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폭스바겐의 판매량 감소는 예견된 것이었으나, 아우디의 판매량은 전년대비 59.8%가 줄어든 것은 예상 밖 부진이다. 대표이사 교체 등과 맞물려 프로모션이 현격하게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월 1000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포드코리아의 판매량은 2월 전월대비 29%가 감소했다. XJ와 XF 등 신차를 앞세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판매량이 1~2월 누적 전월대비 64%나 늘어 부활을 알렸다. 혼다와 볼보도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전년대비 각각 15.6%, 16.7%가 증가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전국 로드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전국 로드쇼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인하도 시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업계 순위에 관계없이 신차 효과만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

1~2월 수입차 판매량. 출처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1~2월 수입차 판매량. 출처 : 한국수입자동차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