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가 방송통신 역사상 최장기간 기록을 경신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심사기간 100일을 넘긴 정부는 방송과 통신 이종산업 간 결합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1일 SK텔레콤이 정부에 CJ헬로비전과의 기업결합·합병 인가를 신청한지 지난 10일로 100일이 지났다.
2년여에 걸쳐 인수와 합병이 차례로 진행된 SK텔레콤-신세기통신 사례를 제외하면 방송통신 분야 인수합병 심사는 석 달 전후로 마무리됐다. SK텔레콤이 2008년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때 65일이 걸렸고 KT-KTF, LG 3사(LG텔레콤·데이콤·파워콤) 합병은 각각 56일, 59일이 소요됐다. KT-KTF와 LG 3사는 계열사 간 합병이어서 상대적으로 심사기간이 짧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먼저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하면 이를 토대로 방송통신 주무부처(현 미래부·정보통신부·옛 방송통신위원회 등)가 최종 승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K텔레콤-신세기통신은 기업결합과 합병 인가를 각각 공정위와 옛 정통부에 합병 인가를 각각 신청, 다른 사례와 달리 많은 시일이 소요됐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과의 기업결합·합병 인가를 공정위와 미래부에 동시에 신청했지만, 심사가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방송통신 분야에서 이종산업 간 결합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통신 분야 결합은 전기통신사업법과 공정거래법만 살펴보면 되지만, 방송이 포함되면서 방송법과 인터넷멀티미디어사업법(IPTV법)까지 살펴야 한다. 방송은 사회적 파장까지 고려해야 한다.
14일이면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과의 기업결합을 공정위에 신고한 지 104일이다. 이는 지난 2002년 105일이 걸렸던 SK텔레콤-신세기통신 기업결합심사 기간과 하루 차이다.
정부 공식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래부는 지난 달 한 차례씩 토론회와 공청회를 열고 국민여론을 수렴했다.
이어 11일에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위한 개별면담도 진행했다.
남은 절차는 전문가 심사 정도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미래부 관계자는 “공정위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말해, 기업결합 심사에 속도가 붙고 있음을 시사했다.
<통신방송 주요 인수합병 인가심사 기간(자료:미래창조과학부, 공정거래위원회)>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