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이세돌에 3연속 불계승 5번기 승부 확정

알파고 이세돌 대국장 사진 <사진 구글코리아>
알파고 이세돌 대국장 사진 <사진 구글코리아>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국 5번기에서 3연속 불계승을 거두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인공지능이 바둑에서 인간보다 한 수 위임에 쐐기를 박았다. 초반부터 거센 이 9단 공격을 여유롭게 받아쳤다.

알파고는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3국에서 이세돌 9단에게 또 다시 불계승을 거뒀다. 알파고는 1국부터 3국까지 3연승으로 5번기 승부를 결정지었다.

알파고는 5판3승제 승부에서 내리 3승을 따내며 최종 승자가 됐다. 승부가 결정됐지만 대국은 5국까지 계속 진행된다. 4국은 13일, 5국은 15일이다. 대국 전과 정반대로 이 9단이 한 번이라도 알파고를 격파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세돌 9단 대국 패배 뒤 기자회견 모습 <전자신문DB>
이세돌 9단 대국 패배 뒤 기자회견 모습 <전자신문DB>

이날 경기는 알파고 굳건한 수비력이 돋보였다. 알파고가 백, 이 9단이 흑을 잡았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이 9단은 초반부터 맹공을 가했다. 동료 기사와 알파고 전력을 분석한 뒤 초반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5수에서 좌상귀 알파고 돌을 끊어가며 전투를 유도했다. 그러나 알파고는 여유롭게 방어하며 초반 형세를 유리하게 끌고 갔다. 오히려 좌변 흑 모양을 깨며 이득을 봤다. 공격을 연거푸 타개하며 좌하에서 중앙에 이르는 철벽을 쌓았다. 하변 전체에 거대한 집을 구축했다. 이현욱 8단은 “이 9단이 지난 대국과 다르게 전투 바둑을 구사한다”며 “초중반에 승부를 보려 했지만 오히려 불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세돌 9단(왼쪽)과 데미스하사비스 딥마인드 CEO(오른쪽) <사진 구글코리아>
이세돌 9단(왼쪽)과 데미스하사비스 딥마인드 CEO(오른쪽) <사진 구글코리아>

이 9단은 불리한 상황을 뒤집기 위해 중반에도 공격을 이어갔다. 우하변과 우하귀 백 집을 공격하며 알파고 대마를 함께 노렸다. 그러나 알파고는 흔들림 없이 집과 대마를 모두 지켜냈다. 이 9단은 알파고의 거대한 하변 집에 침투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알파고 좌변 대마와 수상전까지 벌였다. 대전 처음으로 패를 유도하는 저력을 보였다. 일부에서 패가 알파고 약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알파고는 패마저 능숙하게 구사했다. 이 9단은 176수만에 돌을 던졌다. 이현욱 8단은 “동등한 조건에서 누가 둬도 50% 승률을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9단이 확실히 한순간도 앞서지 못했다. 패싸움도 능숙했다”고 평가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