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바둑 대국에서 패배한 뒤 오판을 인정했다. 그러나 인류가 아직 바둑에서 인공지능에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세돌 9단은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 3국에서 알파고에게 3연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다시 돌아가도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알파고에 대해 오판한 게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9단은 “1국은 다시 돌아가도 승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승부는 2국에서 났다. 초반에 어느 정도 의도대로 흘러갔고 여러 기회가 있었는데 많이 놓쳤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용이나 승패에서 기대를 많이 하셨을 텐데 무력한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며 “이렇게 심한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낀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9단은 이번 대국 패배가 인류 바둑기사가 인공지능에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 9단은 “많이 놀랐지만 약점은 있다. 신의 경지는 아니라고 본다”며 “인간이 패배한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9단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알파고와 4국에 나선다. 그는 “승패는 갈렸지만 능력을 평가할 때 4, 5국이 더 정확하다”며 “많이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