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로보어드바이저는 삶을 윤택하게 하는 도구

금융권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금융상품의 고수익을 보장하는 서비스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구글 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바둑대결을 계기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금융시장에서 과거 시장 데이터와 인간의 운용 노하우를 결합, 수익률을 예측하고 투자를 조언하는 컴퓨터 알고리즘 서비스다. 미국에서 처음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도 서비스 준비가 한창이다.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이 AI 매력에 푹 빠져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 행보도 분주하다. 카드사는 빅데이터와 결합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 투자자문은 올해 유치한 로보어드바이저 고객계좌가 평균 2%대 수익을 거뒀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주식형펀드 및 국내외 자산배분형 펀드 수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연초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지만 ‘공포심’을 느끼지 못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양호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객관적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여실히 증명해 보였다.

알파고가 보여준 것처럼 로보어드바이저는 앞으로 계속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데이터와 운용경험 축적에 자가학습으로 인간 창의성 모방도 예상된다. 심지어 10년 안에 인간을 뛰어넘는 ‘AI 애널리스트’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정도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는 AI가 2020년까지 인간 일자리 510만개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에 노출된 금융인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인간이 금융 서비스를 두고 로봇과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익률을 높이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서비스로 기대가 높다. 하지만 엄격한 통제와 효율적 관리 시스템이 없다면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도구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