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2기 규모 해상풍력, 다음 달 착공 예정…5년만에 사업 궤도

5년을 끌어 온 서남해 해상풍력사업이 우선 시추조사부터 시작된다. 원전 2기가 생산하는 전력과 맞먹는 2.5기가와트(GW) 전력이 바닷바람으로 생산된다.

14일 한국해상풍력에 따르면 서남해 해상풍력사업이 이르면 이달 해상시추 조사에 들어가고 다음 달 전북 고창에 실증센터를 착공한다. 이달 초 전원개발사업 승인 고시로 행정적 절차는 마무리됐다. 계획대로 시추와 실증이 이뤄진다면 내년 3월 해상풍력단지 착공에 들어가 12월부터 풍력발전기 3기가 발전을 시작한다.

제주도 해상에 설치된 두산중공업의 3㎿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
제주도 해상에 설치된 두산중공업의 3㎿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

서남해 해상풍력은 지난 2010년 11월 정부 ‘서남해 2.5GW 해상풍력 추진 로드맵’ 발표를 시작으로, 한국전력과 발전공기업 6개사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면서 야심차게 시작된 사업이다.

하지만 이후 풍력업계 참여 저조, 군사 레이더 교란 우려, 지역 어민 반발 같은 문제로 진행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당초 계획과 달리 실질 추동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게 지지부진했던 사업에 한전이 발전공기업이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한전과 발전공기업은 착공과 함께 자금 확보는 물론이고 인력도 파견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예정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사업자금을 확보하고 전문인력 장기 파견으로 사업 안정성도 높일 계획이다.

주기기와 건설공사 계약은 지난해 이미 마쳤다. 풍력발전기는 두산중공업이, 기초구조물 건설은 현대건설이 각각 담당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장기매매 계약도 올해 하반기에 체결할 예정이다. 내년 연말에는 3기 풍력발전기가, 내후년에는 총 20기가 순차적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2020년까지 원전 2기 규모인 총 2.5GW 풍력발전기가 돌아갈 예정이다.

지역주민 설득 작업도 병행한다. 전원개발 사업 승인은 받았지만, 부안군 등 지자체 어민과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해법으로 ‘해상풍력-수산업 공존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사업 홍보와 이미지 개선, 주민 대상 해상 환경 공존모델 설명회,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을 전개해 주민 수용성을 차츰차츰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국해상풍력 관계자는 “한 때 논란이 됐던 군사레이더 문제는 기본적 합의를 이룬 상황”이라며 “지역민과 협의를 계속해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덴마크 호른스 레우 해상풍력단지 전경.
덴마크 호른스 레우 해상풍력단지 전경.
삼성중공업이 영국 씨젝에 공급할 예정인 해상풍력 설치선
삼성중공업이 영국 씨젝에 공급할 예정인 해상풍력 설치선

조정형 에너지 전문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