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 스위스의 작은 마을 다보스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각국의 정·재계 리더들이 모여 지구촌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다보스에서 열린다고 해서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이번 행사가 올해에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주제가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기 때문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 모든 기술이 융합하면서 정치·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에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고 극적 충격을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다보스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의 화두로 부각되고 있고, 각국은 앞으로 인류 삶의 방식을 근본부터 바꿀 이 새로운 기술혁명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실질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최대 제조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멀트 회장은 지난해 10월 “2020년까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되겠다”며 SW를 기반으로 한 기술 중심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1위 건설장비 기업 캐터필러도 모든 장비에 IT를 도입함으로써 경제 불황에 휘청거리고 있는 국내 업체와 달리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독일은 정부 차원 적극 지원으로 제조업 혁신이라 할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 바로 SW 기반 서비스이다.
이렇듯 기술 선진국은 몇 해 전부터 다양한 SW 기술을 활용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관련 SW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나라는 어떠한 SW 경쟁력을 갖춰야 할까.
모든 SW의 심장 역할을 하는 운용체계(OS) 경쟁력 확보가 하나의 해답이다. OS는 PC나 스마트폰 등 IT 분야는 물론 조선, 항공, 국방, 의료기기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핵심 SW로 사용되고 있다. 자동차나 전투기 등에 사용되는 SW의 원가 비중은 예전에는 불과 몇 퍼센트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제품 전체의 70~80%에 이르렀으며, 그 가운데 가장 고부가가치가 높은 SW가 바로 OS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SW 시장은 지난 5년 동안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같은 외국계 SW 점유율이 47.5%까지 증가하면서 종속화가 심화되고 있는 반면에 국내 기업은 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 가운데 국산 SW는 대부분 응용 프로그램이나 보안 분야에 치중돼 있고 OS와 같은 핵심 시스템 SW 분야의 90% 이상은 외국계 기업이 독점하고 있어 대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OS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국가 및 기업경쟁력 제고, 경제성장 기회 마련, SW 융합 관련 생태계 활성화, 연관 SW 인력에 대한 기업의 고용 창출 기여 등 국가 차원에서 커다란 파급효과를 거두게 된다.
티맥스소프트가 고난도 시스템 SW 영역에서 글로벌 대형 SW 기업과 끊임없이 경쟁하면서 미들웨어 `제우스`와 DBMS `티베로`를 시장에서 성공시키고, 최종적으로 OS를 개발하려는 이유도 이와 같이 모든 산업 및 SW 분야에서 OS가 자치하는 비중이 점점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다르게 표현하면 `SW 혁명 시대`라 할 수 있으며, 최근 정부에서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SW 중심사회` 실현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OS와 같은 경쟁력 있는 SW를 보유한 회사만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인수 티맥스소프트 대표이사 insoo_chang@tma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