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열풍 게임DNA 자극…"AI게임 발전 계기 될 것"

인공지능(AI)은 게임이 오래 전부터 발전시킨 영역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간 세기의 대결은 게임업계에도 자극제가 됐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운영하는 `피망바둑`은 지난주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대국이 시작된 이후 동시접속자수, 매출 모두 늘었다. `타이젬` 등 온라인 바둑게임도 이용자가 증가 추세다.

피망바둑 신규 가입자는 11일 대국 시작 후부터 금요일까지 약 3배 늘었다. 이 9단이 13일 첫 승리를 거두자 평균 4배, 최고 7배까지 증가했다.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5배 올랐다.

네오위즈게임즈 관계자는 “대국이 시작된 이후 `하루 방문자수(TS)`와 `복수 카운팅을 제외한 하루 방문자수(UV)` 모두 상승 추세”라고 전했다.

회사는 15일 마지막 경기의 이세돌 사범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로 피망 곳곳에 생중계를 알리는 배너를 게시했다. 게임 포털 맨 뒷단에 위치한 바둑게임을 전면에 배치했다.

이세돌 9단
이세돌 9단

한게임 바둑도 1차 대국일(9일)의 신규 이용자가 평소보다 약 3배 증가했다. 이 흐름은 계속 이어져 14일에는 4배 이상 증가했다.

신규 이용자는 늘었지만 대국이 있는 날 바둑 게임 판 수는 평소보다 10% 감소했다. 한게임 관계자는 “많은 이용자가 직접 대국하는 대신 한게임 바둑으로 대국 중계를 지켜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게임 바둑은 바둑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해 바둑 대국을 중계한다. 한게임이 중계한 알파고와 이 9단의 제1국은 최근 평균 동시접속자수보다 약 15% 많은 시청자가 봤다.

게임사 관계자는 “온라인·모바일 바둑대국에는 이미 AI 기술이 포함됐지만 국내 이용 빈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면서 “알파고와 이 9단 대국으로 일반인도 AI와 대결하는 싱글플레이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했다.

홍진호(왼쪽), 임요환(오른쪽)
홍진호(왼쪽), 임요환(오른쪽)

전략시뮬레이션게임(RTS)도 대국 기간에 언급돼 관심을 끌었다. 제프 딘 구글 시니어 펠로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딥마인드팀이 게임을 테스트베드 삼아 AI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스타크래프트 등에 접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이 전해지자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등 전직 스타프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은 “AI가 인간의 물리적 명령어 입력, 기만전략 등을 상대하기 힘들다”며 압승을 자신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게임 정복은 (알파고의) 목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세간의 상상력은 쉽게 멈추지 않을 기세다.

스타크래프트 등 RTS게임은 이미 싱글플레이에 AI 대결모드를 도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은 아직 인간(프로게이머) 대 인간(프로게이머) 경기로만 볼 수 있다.

AI 기술 발전은 게임 등 인간을 상대하는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진보와 혁신을 필연으로 가져올 전망이다.

스타크래프트2
스타크래프트2

이재준 엔씨소프트 AI센터 상무는 “알파고는 바둑 문제에 상당히 좋은 해결 방법을 보여 줬지만 아직 완전한 알고리즘을 완성했다고는 보기 힘들다”면서 “알파고는 이 9단과의 대국으로 더 좋은 해결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상무는 “AI는 정답이 없는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라면서 “연구자 도전과 노력으로 개선과 발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청소년이 게임단의 연습실을 찾아 함께 게임을 익히며 실력을 쌓고 있다.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청소년이 게임단의 연습실을 찾아 함께 게임을 익히며 실력을 쌓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