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남성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거리에서는 하이힐을 신으면서도 SUV를 몰고 도심을 누비는 여성 운전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고, 시야가 넓어 운전하기도 더 편하다는 점에서 SUV는 여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만큼 업계도 여심을 잡는 것이 SUV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디자인이 깜찍하고 알록달록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소형 SUV는 물론 대형 SUV에 이르기까지 여심 공략에 나섰다.
쌍용차 부활의 주역 티볼리는 여심을 확실하게 잡은 차다. 출시 초반만 해도 여성 판매 비율은 30%에 지나지 않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비중이 높아졌다. 가솔린은 여성 고객 비중이 40%에 육박했다. 실제 운전자를 고려할 경우 여성 비중은 더욱 높은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는 남다른 감각과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해 깨알 같은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였다. 국내 최초로 `6컬러 클러스터(Six-Color Cluster)`를 적용해 운전자 취향에 따라 미터 클러스터(계기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미터 클러스터 조명을 완전히 끌 수 있도록 해 야간 주행 시 운전자 피로도 최소화했다. 대형 세단에나 사용되는 최고급 가죽으로 휠을 감싸 시각 및 촉각 만족감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동급 최초로 열선을 적용, 여성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티볼리에어는 적재량이 커 여성 고객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쌍용차는 기대했다.
아우디의 플래그십 SUV Q7은 여성의 취약점을 최대한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량이 커서 전면 주차가 힘들지만 주차를 돕는 기능을 넣었다. 이뿐만 아니라 사고 위험 시 스티어링휠을 꺾어야 할 때 힘이 부족한 여성 운전자를 배려,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하고 이를 거들 수 있도록 했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SUV 라브4는 조용해서 여성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모델이다. 소음이 적으면서도 수납공간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토요타 관계자는 “학원에서 밤늦게 돌아오는 학생이 조용한 공간에서 한숨이라도 잤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 때문에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