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마구마구`를 안다. 넷마블앤파크가 만든 이 야구게임은 출시 10년째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마구마구는 2009년, 2010년 한국 프로야구(KBO) 리그를 공식 후원했다. 가짜(게임)가 진짜(프로야구) 스폰서가 된 것이다.
넷마블앤파크 대표작은 마구마구지만 이 회사 첫 게임은 `A3`라는 온라인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당시로서 파격적인 성인게임을 표방해 `초딩(비매너 이용자)` 없는 게임으로 이름을 날렸다. A3는 지난해 출시된 모바일게임 `이데아` 전작 격이다. 이데아 역시 실시간 전투 등 과감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김홍규 넷마블앤파크 대표는 앞서 언급한 모든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오래, 꾸준히 게임을 만들어 시장에 안착시켰다.
김 대표는 “원래 창업 당시(애니파크) 픽사 같은 위대한 애니메이션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며 “현실적 대안으로 게임을 선택했는데 결국 게임산업도 이제 (애니메이션 못지않게) 세계적으로 `먹히는` 콘텐츠로 대접 받는다”며 웃었다.
현실적 대안 때문에 게임개발에 입문했다곤 하지만 김 대표는 전형적인 `게임키드`다. 초등학교 때는 오락실에 빠져있다 혼나기 일쑤였다.
중학교 때는 프로그래밍을 하겠다며 받은 MSX(8비트 퍼스널컴퓨터)로 내내 게임만 했다. 대학교(서울대 전기공학부 95학번)도 컴퓨터언어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관련 분야를 공부했다.
김 대표는 16년 동안 `A3` `마구마구` `이데아` 등을 만들며 스타트업을 200명이 넘는 회사로 키웠다. 그는 “결국 게임을 만드는 것은 특정인 한 명이 아닌 팀”이라며 “개개인이 스스로를 위해 일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명 노력이 합쳐지는 만큼, 각자가 주어진 일만 해서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에게 게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바로 `재미`와 `자부심` 두 가지를 꼽았다.
김 대표는 “게임 제작할 때 콘텐츠가 아닌 시스템을 만드는 경우를 본다”며 “만들고 있는 게임이 재미있는가? 라는 질문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자부심은 산업 종사자로서 가지는 마음가짐이다. 그는 “한국 산업 역사상 게임만큼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것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선전하면 게임에 대한 편견도 조금씩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