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장기는 살아 있는 세포로 이뤄져 있다. 장기가 제 기능을 못하거나 회복이 어려우면 이식을 고민한다. 같은 생체 조직을 이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기증자를 만나기도 어렵고, 이식 가능한 장기를 찾는 것은 더 힘들다. 설령 맞는 장기를 찾아 이식해도 문제다. 아무래도 자기 것이 아닌 장기가 달려 있다 보니 기존의 조직이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심지어는 면역체계가 이상 조직으로 감지, 이식한 장기를 공격하는 사례도 있다.
디지털 기술은 아예 장기를 직접 만들어 끼워 넣는 수준까지 발달했다. 대표 장기가 심장이다. 성공 사례도 분명 있지만 장기 생존 사례가 없고, 출혈이나 배터리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았다.
심장병을 연구하는 이스라엘 텔아비브대(TAU) 탈 드비르와 론 페이너 박사는 기존의 생체 조직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식 수술만을 기다리는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칫 시기를 놓칠 수도 있고, 이식에 성공해도 예전처럼 살기 어렵다.
메디컬투데이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만 4145명의 환자가 심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심부전(심장기능상실) 말기 환자에게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25%는 이식 이전에 사망한다. 심부전 환자만 해도 510만명에 이른다. 절반에 가까운 환자가 5년 이내에 죽음을 맞이한다.
드비르와 페이너 박사는 최근 심장 조직을 재생시키는 패치 개발에 성공했다.
드비르 박사는 “심장 이식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한다”면서 “심장병 연구에서 새로운 돌파구”라고 표현했다.
이 패치는 환자 심장에 붙여서 의사에게 심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낸다. 의사는 패치를 이용해 멀리서도 전기 자극과 함께 필요한 약물을 제때 주입할 수 있다. 이 패치는 심장 마비 등으로 영구 손상된 심장 조직을 살릴 수 있어 심장 이식 대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심장에 붙여도 거부 반응이 없도록 생체 조직에 인공 요소를 가미했다. 혼자서도 움직이도록 설계한 것이다.
드비르 박사는 “생체 심장 패치는 전자기기와 살아 있는 조직을 합친 것으로, 과학적 허구가 현실이 된 것”이라면서 “앞으로 심장병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역설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