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안업계 경쟁력 확보 시급하다

지난해 국내 사이버보안 산업 규모는 2조원에 육박했다.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이례다. 약 2300억원 규모 시장이 새로 생긴 셈이다. 공급업체로선 희소식이다. 하지만 국내 보안 기업은 웃지 못했다. 시장 성장에도 국내 기업의 매출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시장을 키운 주역은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이다. 지능형지속위협(APT131) 제품을 비롯해 차세대방화벽 등에서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다. 북미와 이스라엘 등 기업 활동이 두드러졌다.

올해도 글로벌 보안 업체의 공세 행보는 이어진다. 마이크로소프트(MS), IBM, 시스코 등 정보기술(IT) 글로벌 빅3 기업의 활동이 눈에 띈다.

MS는 PC 운용체계(OS) 점유율 1위를 기반으로 엔드포인트 보안 기술력을 내세운다. 시스코는 네트워크 장비 기술과 보안을 접목, 길목을 잡는다. IBM은 인공지능(AI) `왓슨`을 만든 기술로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플랫폼을 제시한다. 접근 방법은 다르지만 세 회사 모두 `통합 보안 플랫폼` 성장을 꿈꾼다. 확보한 기반 기술에다 보안 기능을 녹여 내는 전략이다. 구매자는 별도의 보안 솔루션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시장에서 경쟁력은 커진다.

국내 보안업체는 어떨까. 가격경쟁력을 제외하고는 안전성과 호환성 등에서 외산 제품에 밀린다는 게 구매자들의 시각이다. 그동안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었냐는 시각도 있다. 이대로라면 보안 시장을 다국적 기업에 다 내줄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보안 시장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주요 대기업과 금융권은 물론 공공기관도 급증하는 사이버 위협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다. 구매자는 국산·외산을 따질 겨를이 없다. 우수한 제품을 선택하는 게 최선이다. 시장 질서나 구매자를 탓할 시간이 없다. 보안업계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