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구름이 드리운 흐린 날이었다. 방안은 늘 그렇듯이 온도와 습도가 알맞다. 요코 씨는 그리 단정하지 않은 모습으로 소파에 앉아 시시한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공지능이 쓴 소설 첫 문장이다. 인공지능이 지은 소설을 읽게 될 날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인공지능이 인간만의 영역이라던 창작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마쓰바라 진 일본 공립 하코다테미래대 교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쓴 단편소설 4편이 `호시 신이치` 문학상에 응모한 결과, 1차 심사를 통과했다고 21일 밝혔다. 호시 신이치는 일본 유명 SF 작가 이름이다.
인공지능이 쓴 소설의 대략적인 구성은 연구진이 입력하고 인공지능은 주어진 단어와 형용사 등을 조합했다. 먼저 사람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한다`는 요소를 포함하도록 지시하면 인공지능이 관련 단어를 자동으로 골라 문장을 만드는 방식이다. 아직까지 핵심적인 역할은 인간이 맡고 인공지능은 보조적인 역할에 그친다.
마쓰바라 교수는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1차 심사를 통과한 것은 쾌거”라며 “현재 인공지능은 미리 스토리를 결정해야 하는 등 인간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을 개발한 사토 사토시 나고야대 교수는 “수 천자에 달하는 의미 있는 문장을 인공지능이 쓸 수 있었던 것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2년 후에는 인간 개입 없이 소설을 지을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