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로 공개한 아이폰SE를 놓고 미국 현지 소비자 사이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아이폰6S급 성능 대비 싼 가격에 박수를 보내는 소비자도 있었다. 그러나 기존 제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4인치 화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애플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에서 아이폰SE를 공개했다. 디자인은 아이폰5S와 유사하지만 최신 아이폰6S급 성능을 갖췄다.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도 사용 가능하다. 가격은 역대 아이폰 가운데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16기가바이트(GB) 모델이 399달러(약 46만2000원), 64GB 모델이 499달러(약 57만8000원)이다.
이날 일부 현지 소비자는 가격이 훨씬 싼 아이폰 구매를 망설이던 사람에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샌프란시스코 기업간 전자상거래(O2O) 주차업체 `온디맨드 발레` 직원 아비 데즈왈(Abhi Deswal)은 “기존의 아이폰 사용자에게 가격이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면서도 “비싼 가격 탓에 아이폰을 사지 못하는 소비자는 충분히 끌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가전매장 직원 앨리스 로젠버그(Alice Rosenberg)는 “한 손에 꼭 들어가 사용하기 편할 것 같다”면서 “성능 대비 가격이 매우 우수한 것 같다. 아이폰6S를 사지 않았다면 바로 구매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존의 아이폰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능에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소비자 상당수가 대화면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4인치 아이폰을 구매할 동기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직장인 피터 셰이(Peter Hsieh)는 “기능이 기존의 아이폰과 다를 게 없어서 실망했다”면서 “화면도 4인치로 너무 작다. 이미 대화면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 4인치 제품을 내놔도 크게 매력을 끌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시간대 공대를 휴학한 대학생 아흐메드 무니브(Ahmed Muneeb)는 “아이폰6S를 출시할 때 바로 구매했지만 이번에는 바꾸고 싶지 않다. 별로 다른 것 같지 않다”면서 “화면 크기만으로 가격이 낮아져서 손해를 본 것 같다”고 불평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애플숍 매장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새 아이폰의 공개 소식을 모르는 소비자도 있었다. 애플은 24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예약주문에 들어간다. 배송과 출시는 31일이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이 제품은 5월 말까지 110개국에 출시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