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계는 `MRO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는 기간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13개이던 MRO 대기업은 6개로 줄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MRO 업체는 3개에서 5개로 늘었다. 2011년 기준으로 국내에 진출해 있던 외국계 MRO 3사 매출은 2011년 1639억원에 2014년 2035억원으로 24% 성장했다. 같은 기간에 국내 MRO 대기업 5개사 매출은 33% 감소했다.
MRO 가이드라인이 대기업 MRO에 규제로 작용하는 동안 외국계 MRO 국내 진출에 도움이 됐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같은 기간에 MRO 가이드라인 적용을 받지 않은 국내 아이마켓코리아가 급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국계 MRO 국내 진출을 바라보는 동반성장위원회와 MRO 업계의 해석은 엇갈린다. 동반위는 외국계 MRO가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MRO 가이드라인과는 별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외국계 MRO가 국내 MRO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1%대로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MRO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외국 업체가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MRO 업계는 국내에 손쉽게 진출했고, 시장을 빠르게 확대해 가는 상황을 우려했다. 외국계 MRO 업체가 국내 기업을 인수하거나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사업 확장에 본격 나선 시점은 2012년 이후부터다. MRO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업계가 혼란을 겪는 틈을 타 외국계 MRO가 국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MRO 사업 특성상 제품을 공급하는 외국 제조사와 함께 동반 진출하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체의 시장을 뺏는 영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 MRO 대기업 관계자는 “외국계 MRO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낮은 것은 맞지만 성장률은 연평균 20% 이상으로 빠르다”면서 “무엇보다 MRO 업체 하나가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MRO에 제품을 공급하는 외산 제조업체들이 선단형으로 들어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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