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 부품 계열사는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와의 협력 효과로 지난해 큰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솔그룹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제지업 중심으로 성장해 오다가 최근 정보기술(IT), 부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직계가족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과의 협력으로 지난해 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한 계열사는 한솔케미칼과 한솔테크닉스다. 한솔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3680억원과 영업이익 4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9.4%, 73.7%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 필요한 과산화수소 출하 증가, 퀀텀닷 소재 매출 확대가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솔케미칼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퀀텀닷 TV용 퀀텀닷 소재를 독점 공급한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독자 개발한 퀀텀닷 소재 기술을 이관 받아 생산에 나서고 있다. 한솔케미칼이 생산한 퀀탐닷 소재는 미래나노텍 등으로 공급돼 필름으로 생산, 다시 삼성전자로 들어가는 구조다. 아직 퀀텀닷 소재가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고부가 프리미엄 TV 판매가 늘수록 해당 사업의 매출액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솔테크닉스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협력, 지난해 실적이 크게 확대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6523억원, 영업이익은 165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14.9%, 91.5% 증가한 수치다.
한솔테크닉스 실적이 이처럼 증가한 이유는 베트남 법인 한솔전자베트남의 사업 호조 덕이다. 한솔전자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외주 생산을 전담한다. 삼성은 그동안 케이스 등을 외주 생산으로 돌렸으나 스마트폰 자체를 외부 협력사에 맡긴 것은 드문 경우라며 양사 협력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삼성 효과로 올해 한솔테크닉스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도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
한솔테크닉스는 삼성전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관련 부품 모듈도 납품하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