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합성수지 전문기업 한국고분자(대표 박찬수)가 각종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분야의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급부상했다.
1997년 설립 이후 지난 20년 동안 단 한 번의 매출 감소 없이 5년마다 두 배씩 성장하는 저력을 보여 주고 있다.
한국고분자 핵심 기술은 친환경 합성수지 성형가공이다. 사출성형이 아닌 압출방식 성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금형으로 플라스틱을 찍어 내는 사출성형 방식은 대량생산에 유리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시간이 길다.

압출성형은 압출기에 원료를 계속 공급하면서 금형을 통해 밀어 내는 방식이다. 일정한 크기와 길이의 제품을 성형할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균일한 제품을 짧은 시간 안에 생산할 수 있는 방식이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유리하다.
국내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압출 방식으로 성형 가공해 공급하는 경쟁사는 3~4곳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소재에서 완제품까지 직접 가공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서 한국고분자가 유일하다. 플라스틱을 가공할 수 있는 기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기 때문이다.

박찬수 사장은 “플라스틱 소재 특성에 맞는 압출성형설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 최적의 가공을 실현함으로써 제품의 신뢰도를 한층 끌어올려 고객을 만족시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생산 제품은 MC나이론(Nylon)을 비롯해 POM, PET, PC 등 범용 제품은 물론 PEEK, PAI, PPS 등 고기능 플라스틱이다.
주력 제품인 MC나이론은 나일론-6 단량체인 카프로락탐을 직접 주입한 상태로 음이온 중합해 제조하는 산업용 수지다. 분자량이 크고 결정화도가 우수해 금속이나 목재류 대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아세탈로 불리는 POM은 가공이 쉽고 높은 인장 강도와 굴곡 강도, 신장성이 뛰어나 각종 정밀 기계부품이나 반도체 절연에 쓰인다.

압출 성형한 열가소성 고기능 플라스틱 PEEK는 한국고분자가 2014년에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 지난해부터 중국 시장을 휩쓸고 있는 효자 제품이다.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도 물리적 성질을 유지해 전기전자, 항공분야에 주로 공급하는 플라스틱이다. PEEK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아시아 지역에서 단 두 곳뿐이다.
전자파 차폐용 수지인 ESD는 정전기를 분산시키는 성질을 지녀 반도체와 전자제품 생산에 활용된다. 이 제품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판매 비중이 높다.
한국고분자가 생산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을 공급받는 곳은 철강,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중공업분야 대기업 및 협력사 등 국내외 400여 곳이 넘는다.

해외로는 미국과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2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의 경우 2014년 3월 선전에 해외 현지 법인을 설립한 이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장태수 상무는 “고기능성 제품인 PEEK는 지난해 중국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면서 “PEEK의 중국 시장 판매에 힘입어 PEEK 회사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다.
오는 2017년 말께에는 본사 공장을 대구국가산단으로 이전한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국내외 플라스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매출은 지난해 어려운 경기에도 전년보다 20% 성장한 136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16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300억원 돌파가 목표다. 회사 설립 후 매출이 매년 평균 20% 성장하고 있다.

꾸준한 성장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경권기업성장지원센터의 역할도 컸다. 한국고분자는 품질 향상, 경영 혁신 등을 인정받아 2014년 센터의 육성기업에 선정돼 지금까지 각종 지원을 받았다. 지난 21일에는 센터와 함께 본사에서 `비전선포 및 3정5S 실천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박 사장은 “물성은 뛰어나지만 아직 성형 가공이 어려운 플라스틱 소재가 많다”면서 “첨단 소재 성형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각종 소재를 발굴하고 가공, 다양한 산업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2015년 136억원
2016년 160억원
2020년 300억원(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