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솔루션 전문업체 `멜파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중국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멜파스 최대주주는 유상증자를 받는 중국 강서연창규곡 투자유한공사로 바뀐다.
멜파스는 터치디스플레이 IC 및 터치스크린 모듈 관련 기술특허가 180여개나 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다. 기업 인수합병(M&A)이 아닌 15% 정도 지분투자만으로 최대 주주로 올라선 중국은 손쉽게 이러한 기술을 손에 쥐게 됐다. 우리에겐 씁쓸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중국의 반도체산업 투자는 무서울 정도다. 최근 중국 칭화유니그룹에 이어 중국 국영기업 XMC는 각각 35조원, 28조원을 반도체 설비에 투자하기로 했다. 합치면 63조원이 넘는 규모다. 올해 우리나라 30대 그룹 투자액 123조원의 절반이 넘는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정부를 등에 업고 진행되고 있다. XMC는 중국 국영기업이고, 칭화유니그룹은 국영기업이 아니지만, 투자금 일부를 지방 정부에서 조달할 계획이라 중국 정부가 뒤에 있다는 얘기다. 중국과 반도체 기술격차는 아직 큰 상황이지만 치고 올라오는 속도를 보면 안심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자본의 힘으로 반도체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 기업을 인수해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연봉 3~5배 보장 조건을 걸어 인재를 빼가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면 공급과잉은 필연적이다. 우리나라 수출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 상황은 피하기 어렵다. 1980년대에 시작된 반도체 치킨게임은 2012년 우리 기업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새로운 치킨게임을 예고한다. 그 지긋지긋한 `30년 전쟁`을 연상시키게 한다.
우리 정부가 반도체 연구개발 예산을 해마다 줄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한 1200억위안(약 21조9000억원) 국가 주도 펀드를 조성했을 정도다.
우리 정부는 반도체산업을 민간기업에만 맡긴 채 손을 놓고 있다. 수출 효자인 반도체산업이 진퇴양난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