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질 좋은 제품을 싼 가격으로 공급해온 샤오미가 스마트홈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인터넷과 연결되는 다양한 가전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가전업체와 경쟁을 본격화한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메이커인 샤오미는 계열사와 함께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미 생태계`(Mi Ecosystem)를 조성한다. 자사 및 계열사 전자제품을 인터넷과 자사 플랫폼에 연동해 스마트홈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미 생태계 전략 일환으로 샤오미는 29일 스마트폰으로 설정을 제어할 수 있는 IH전기압력밥솥을 공개했다. 쌀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최적 설정을 내려받아 취사할 수 있다. 밥솥이 현재 위치한 고도를 계산해 취사 설정에 반영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설정을 직접 입력할 수도 있다. 총 2450여 가지 취사 설정 조합이 가능하다. 제품 가격은 999위안(약 18만원)으로 책정됐다. 한국과 일본 밥솥 가격의 40% 수준이다. 다음달 6일부터 판매한다.

샤오미는 스마트홈에서 앞설 여건을 갖췄다. 스마트홈 서비스는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가 맞물려야 한다. 다양한 전자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스마트홈 서비스와 융합돼 고객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드웨어 경쟁력에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실어 사용자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샤오미는 스마트홈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2013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했다. 샤오미가 투자한 55개 계열사와 관계사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샤오미 모델을 받아들여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를 통해 IoT 분야에서 제공할 수 있는 제품군을 늘렸다.
이 업체들은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등을 내놓으며 샤오미 스마트홈 생태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두 제품은 샤오미가 투자한 스타트업인 지미와 비오미가 개발 생산한다. 최근에는 다른 회사도 스마트홈 기기 라인업인 TV와 인터넷공유기를 선보였다.





샤오미와 파트너십을 통해 지미는 공기청정기 100만대를 판매했다. 화미가 개발한 피트니스밴드는 1850만개가 판매됐다. 55개 회사 중 7개 회사는 1년 매출이 1억위안(1540만달러)을 넘어섰고 2개 회사는 10억위안을 넘어섰다. 샤오미가 투자한 회사는 샤오미처럼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수익을 올린다. 공급체인과 마케팅, 브랜드 자원을 공동 이용하며 비용을 절감한다.
샤오미는 애플 전략을 모방해 `대륙의 애플`로 불린다. 그러나 애플과 다른 점이 있다. 애플과 달리 개방적 생태계를 지향한다. 샤오미 스마트홈 플랫폼인 미홈은 API를 개방해 자사 제품은 물론 타사 제품까지 연동해 개방성과 보편성을 높였다. 개방적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면서 스마트폰에 접속해 통제할 수 있는 장치로 거듭나고 탁월한 SW 실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석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샤오미는 어느덧 스마트홈 비즈니스 세계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 및 제작,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거대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폐쇄적인 스마트홈 생태계를 조성 중인 국내 가전 및 통신업계 발상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