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정한영 코마테크 대표 "안테나 이어 무선충전 전문기업으로 도약"

“새로운 사업을 해보자 해서 4년 전 무선충전을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활동을 한 건 지, 여러 곳에서 저희를 찾아줍니다. 노력이 어느 정도 인정받는 것 같습니다.”

정한영 코마테크 대표
정한영 코마테크 대표

정한영 코마테크 대표를 만나기 위해 최근 경기도 김포 본사를 찾았을 때 공장 곳곳이 분주했다. LG전자 스마트폰 `G5`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안테나 주문이 몰렸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곳(김포)에서 안테나를 만든 지 20년이 다 됐고, LG전자와는 그간 생사고락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코마테크는 안테나 전문 기업이다. 통신·전기공사업을 하던 정한영 대표가 1999년 소규모 제조 공장을 인수한 것이 출발이었다.

무선통신에서 안테나의 중요성에 주목한 정 대표는 단순 조립에서 벗어나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개발 능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2년만에 LG전자 1차 협력사로 뽑혔고, 지금까지 일을 함께 하고 있다.

그는 “당시 4개 회사가 실사를 받았는데, 우리가 선정됐다”면서 “경영자의 의지와 비전, 또 성실히 최선을 다하자는 제 생각을 높이 평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코마테크는 2012년 무선충전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새로운 성장을 위해 신규 사업을 추진하자는 뜻이 모아졌고, 주목한 것이 바로 무선충전이다.

무선충전은 자기장을 이용, 전력을 일정 범위 내에 선없이 보내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의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속속 접목되면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한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무선충전 시장은 올해 16억달러에서 2020년 170억달러까지 성장이 예상됐다.

정 대표는 “모바일 등 각종 전자기기에서의 전력공급 방식이 향후 유선이 아닌 무선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확신했다”며 “무선충전은 선을 연결하지 않고 전력을 전송한다는 점에서 안테나 기술과도 유사했다”고 말했다.

4년간의 투자는 헛되지 않았다. 다수의 독자 기술을 확보 했고, 대외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11일 출범한 한국무선전력전송진흥포럼에서 코마테크는 삼성전자, LG전자와 부의장사로 선출됐다.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코마테크는 또 글로벌 무선충전 표준인 `무선충전컨소시엄(WPC)`의 한국프로모션 의장사도 맡고 있다. 독자 브랜드로 출시한 미니충전기는 50만개 넘게 판매됐다. 영국 무선충전 업체인 에어차지는 코마테크에서 제품(OEM)을 공급 받는 중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 활성화가 아쉽다. 기술적 편리함에도 무선충전은 확산 속도가 더디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한계 부딪혀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퀄컴, 인텔, HP 등이 힘을 합치면서 전 세계 무선충전 시장을 선점하는데 뛰어드는 것과 비교하면 국내 취약한 저변은 아쉬운 대목이자 걱정거리다.

정 대표는 “솔루션도 중요하지만 무선충전을 실제 소비자가 체험하기까지는 상품기획, 서비스, 인프라 등이 모두 뒷받침돼야 한다”며 “활성화는 몇몇 기업이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시범 사업들이 추진돼 국내 기술이 미래 무선충전 시장을 선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