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글 혁신 사례와 정부3.0

[기자수첩]구글 혁신 사례와 정부3.0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를 방문, 창의력 개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아이디어를 공유할 때 더 크고 훌륭한 결과물이 나온다는 게 강연 핵심이다. `내 아이디어를 보여 주는 데 두려워하지 마라`, `상대 생각을 무시하지 말고 아이디어를 첨가해 더욱 키워 줘라` 등 얘기가 나왔다. 자유로운 소통은 자율주행자동차, 구글 글라스 등 혁신 제품으로 이어진다. 자기 분야가 아닌 일에도 전체 업무 시간 20%를 쓸 수 있다는 80대20 법칙도 흥미롭다. 혁신·창의성 프로그램 총괄이라는 직책이 신규 입사자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도 이와 유사하다.

구글 혁신 및 창의성 프로그램 사진 <전자신문DB>
구글 혁신 및 창의성 프로그램 사진 <전자신문DB>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서도 아이디어 공유를 통한 혁신 시도가 이어진다. 네이버도 최근 엔지니어링 데이를 개최, 구성원끼리 아이디어를 함께하는 자리를 가졌다. 모바일부터 서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최신 기술을 공유했다. 더 나은 아이디어 발굴과 성장 발판으로 만들겠다는 게 취지다. 카카오도 구글처럼 매주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리더와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공유와 소통, 집단지성을 통한 혁신은 새로운 게 아니다. 전문가와 비전문가 영역을 나누기보다 협력으로 시너지를 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인텔이 지난 2000년대 초 하나의 중앙처립장치(CPU)에 2개 프로세서를 심은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개발한 것도 한 트럭 운전기사로부터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인텔은 CPU칩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 부진 탈출 발판을 마련했다.

네이버 엔지니어링데이 현장 <전자신문DB>
네이버 엔지니어링데이 현장 <전자신문DB>

혁신 사례를 볼 때마다 정부 3.0이 걱정스럽다. 정부는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개방, 공유, 소통, 협력으로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처마다 정부3.0 우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장관이나 기관장 취임 때마다 `칸막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사례라는 비판이 나온다. 외부에서 보는 부처 간 장벽은 여전히 높다. 국민 반응도 회의적이다. 정부는 IT 기업 공유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