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가 전국 156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휴대폰 판매 사업을 개편한다. 입점 이통통신 대리점 수를 1~2개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마트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대 이동통신 사업자의 매장별 영업 현황을 종합해 입점 사업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마트가 이통사 대리점에 대한 선별 입점을 추진하면서 이동통신 3사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각각 오프라인 매장 입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로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각 매장 이동통신 대리점을 놓고 기존 이통사와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른 이통사와 신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조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이마트는 물론 롯데마트 및 홈플러스 등 전국 네트워크를 보유한 대형마트에서 각각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수천~수만에 이르는 고객이 방문하는 대형마트는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는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이통 3사를 모두 입점시킨 경쟁사와 달리 각 오프라인 매장 환경에 따라 입점 이통사 수를 1~2개로 제한할 계획이다. 대리점 수를 줄여 고객 피로도를 해소하고 영업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마트 매장 한 곳에서 3개 이통사가 동시에 영업할 수 없게 됐다.
SK텔레콤은 현재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총 81개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27개, 54개 대리점을 입점시켰다. 이마트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객이 찾는 대형마트인 점을 감안하면 입점 매장 수는 이통사 매출로 직결된다. 이통 3사는 하나라도 더 많은 이마트 매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마트는 LG유플러스와 줄다리기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가 제시한 입점 매장 수와 LG유플러스 요구가 서로 달라 합의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는 LG유플러스 이마트 입점 대리점 수가 40여개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10개 이상 매장을 경쟁사에 내주는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까지 상황으로는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매장에 입점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협상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에 SK텔레콤을 제소했다. SK텔레콤이 이마트 입점 협상 과정에서 합리적 시장 가격보다 2∼3배 높은 금액을 써내 덤핑(가격차별) 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 주장이 경쟁사 흠집 내기라며 반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이마트 매장을 둘러싼 이통사 간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통 3사를 동일 선상에 놓고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다”면서 “각 사업자의 영업 현황과 경쟁 여건 등을 종합 고려, 입점 매장을 최종 배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