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DJI발 드론 공습, 잘 대응해야

중국 리스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최근 우리 경제의 중국 리스크 체감지수가 높아졌다. 우선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이 감소세다. 수입 환경도 녹록지 않다. 중국 기업의 공세는 한국 기업의 입지를 위축시킨다. 중국 기업은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산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샤오미, 화웨이, DJI 등이 간판 주자다.

얼마 전에 개최된 이세돌-알파고 바둑 대결 이후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가 손꼽힌다. 미래 캐시카우로 불린다. 융합 기술인 가상현실(VR) 역시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드웨어(HW)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차와 드론이 인기다. 드론은 배송은 물론 농업용, 군사용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실종자 수색, 공간정보 기록은 물론 저널리즘에도 접목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미국과 일본은 벌써부터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 육성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드론업계 애플로 불리는 중국 DJI가 발톱을 본격 드러냈다. 농약살포용 드론을 국산보다 60% 저렴한 2000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국내에 출시하기로 한 것이다. 국산 농약살포용 드론의 가격이 6000만~70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기능도 갖췄다. 이달께 선보일 아그라스 MG-1은 가격이 저렴하면서 성능도 뛰어나다. 10분이면 4000~6000㎡ 면적의 농지에 방제 작업을 할 수 있다. 지형 높낮이에 따라 최적 분사량을 조절한다.

국내 드론업계에도 DJI발 황사주의보가 발령됐다. 샤오미에 이어 제2탄이다. DJI는 세계 민간 드론 시장 70%를 점유한 1위 업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드론 경쟁력은 걸음마 단계에 있다. 농업용 드론 시장은 개화기다. 앞으로 DJI가 가성비와 물량 공세를 한다면 국산 제품은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틸그룹에 따르면 오는 2020년 드론시장 규모는 115억달러(약 12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 기업과 정부도 미래 먹거리 육성에 대비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