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클라우드에 최적화한 플랫폼을 구축, 기업 데이터센터 공략에 나선다.
인텔은 3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클라우드데이 2016` 행사를 열고 인텔 제온 프로세서 E5-2600 v4와 서버용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성능을 향상한 프로세서와 함께 SSD를 선보이면서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특히 E5-2600 v4는 인텔 기업용 클라우드 전략의 핵심이다. 인텔은 이날 한 마디로 클라우드에 맞춘 프로세서라고 표현했다. 응용프로그램과 서비스를 더 빨리 설치하고 자원을 적절히 배치하는 게 장점이다. 비용 절감은 물론이다. 데이터센터용 SSD와 함께 쓰면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 PC에 이어 클라우드에서도 `인텔 인사이드`를 노리는 것이다.
브라이언트 수석부사장은 “인텔은 공개형 클라우드와 폐쇄형 클라우드 모두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는 클라우드를 위한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인텔은 이를 위해 새 프로세서는 미세 공정을 기존 22㎚에서 14㎚로 낮췄다. 공정을 낮추면서 코어 수를 늘리고 작동속도를 끌어올리는 게 짝수 세대 전략이다. 이전 세대에 비해 평균 22% 정도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인텔 측은 설명했다.
보안도 강화했다. 최근 기업 정보 유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제온E5 v4에는 키 값에 하드웨어로 만들어낸 노이즈를 집어넣어 아예 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일반 서버에서는 데이터를 암호화할 때 키 값을 무작위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유사한 상황을 만들면 해당 키 값을 얻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리사 스펠만 인텔 데이터센터그룹 부사장은 “프로세서는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에 맞게 설계하지만 이번 제온 E5 v4는 데이터 센터를 통합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특히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와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동통신 업계가 관심을 가질 만한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제온 E5 v4에는 직접 응용프로그램에 시스템 자원을 맞춰 관리할 수 있는 `리소스 디렉터 기술`이 들어간다. 응용프로그램 성능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캐시와 메모리 대역폭을 모니터링한다. 동시에 응용프로그램 중요도에 따라 적절히 할당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FV)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 스트럭처(SDI)를 가속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인텔 측 설명이다.
인텔은 데이터 패킷 처리를 병렬로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개발 도구인 DPDK도 끌어 안았다.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에 적극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네트워크 장비에 구현되는 기술들을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로 가상화하는 것이다.
DPDK를 적용하면 패킷 처리가 비약적으로 빨라지기 때문에 실제 하드웨어 스위치를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 성능을 낸다고 인텔 측은 강조했다. 여기에 XL710 네트워크 카드를 이용하면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NFV)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다.
스펠만 부사장은 “최근에는 서버만 가상화하는 게 아니라 통신 네트워크 장비와 스토리지도 가상화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제온 E5 v4는 가상화 관련 요소들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인텔은 이를 위해 3D낸드플래시 기반의 SSD D3600과 D3700을 함께 발표했다.
SSD는 기존 SAS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했다. SAS는 일반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보다 성능이 우수해 주로 서버용으로 사용하는 저장장치다. D3700에 인텔 지능형 스토리지 가속 라이브러리(ISA-L)와 스토리지 성능 개발 키트(SPDK)를 더하면 SAS에 비해 응답속도와 입출력 데이터 처리량이 6배 늘어난다. 게다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성능 저하가 5% 이내에 불과할 정도로 신뢰성이 높다.
인텔이 이처럼 클라우드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때문이다.
제이슨 왁스맨 클라우드 플랫폼 그룹 부사장은 “최근 5년간 벤처캐피털 투자 총액이 175억달러에 달한다”며 “클라우드 인프라 소프트웨어 수입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