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155> 서류 120개 탈락하고, 취업 성공한 신입사원 `엄지`

노(NO)스펙, 자기소개서 120개 탈락의 아픔 딛고 취업성공한 `신입사원 일기` 엄지 작가
노(NO)스펙, 자기소개서 120개 탈락의 아픔 딛고 취업성공한 `신입사원 일기` 엄지 작가

그 어느 때보다 취업난이 극심하다. 이번 인터뷰 대상인 `엄지작가`도 극심한 취업난을 겪으며 서류만 120번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누구보다 대학생활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난 왜 취업이 안 될까` 스스로 자괴감도 많이 들었다. 30가지 이상 대외활동을 했지만 `학점은 2.0, 토익 점수 없음`이 당장 스펙으로 드러났다. 120번째 자기소개서가 탈락하던 날 새로운 결심을 했다.

-자기소개 바란다.

▲나는 `엄지`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여행과 사진, 회사생활이라는 콘텐츠를 가지고 네이버 포스트에 `신입사원 일기`를 연재했다. 지금은 광고회사에서 사내홍보를 맡고 있다.

-전에 하던 일은 무엇인가.

▲홍보 일을 했다 주로 사진촬영으로 행사 촬영 등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원래 꿈이 사진기자는 아니었다. 20대 때 처음 만난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후 사진을 시작했다. 남자친구 취미가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학창시절은 어땠나.

▲활동적 일이 좋아서 공부보다 대외활동을 많이 했다. 대외활동을 30가지 가까이 했다. 반면에 소위 기본 스펙이라고 하는 학점이나 어학점수는 관리를 전혀 안했다. `학점 2.0, 토익 점수 없음`이 취업준비 당시 스펙이었다.

실제로 취업할 때 이 부분이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열정적으로 대학생활을 보냈으니 당연히 어딘가는 나를 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대학생활 8할은 사진인데, 취업에서 산업경영이라는 전공을 살리려 한 것이 문제다.

업무에 필요한 기본 스펙도 갖추지 않고 스토리로만 어필한다는 것도 잘못이다. 어릴 때 운동선수였던 것은 업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데, 저는 열심히 그 회사와 동떨어진 스토리만 읊어댔다.

-막막한 상황인데 어떻게 취업에 성공했나.

▲120번째 자기소개서가 탈락되던 날, 방에서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생활을 전지 여섯 장이 차도록 일일이 적었다. 그 과정에서 내게 즐겁고 재밌는 것은 `다양한 것을 기획하면서 아이디어를 내는 순간`과 `사진을 찍는 순간`이며, 그 두 가지 교차점이 PR회사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국내 PR회사 50여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제출해 몇 번 면접기회도 얻었다. 그 중 한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네이버 포스트에 `신입사원 일기`를 연재했다. 어떻게 포스트를 시작했나.

▲처음에는 회사를 다니는 게 힘들어서 썼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 시간을 내는 것이 힘들었다. 그러다 회사를 다니면서 이렇게 짧은 시간, 적은 노력을 들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 포스트를 연재했다.

제 포스트로 사람들이 위로와 공감을 받고, 회사를 다니면서 자기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했다.

-포스트가 인기를 끈 계기는.

▲네이버 메인에 걸리면서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 중 한 포스트는 조회 수가 100만명을 넘었다. 신입사원 일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그냥 쓰고 싶은 주제와 내용을 썼다.

하지만 네이버 포스트에 매주 연재를 하면서 매주 주제를 기획해야 했다. 주로 일상 이야기를 활용했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여행도 원래 좋아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틈틈이 여행을 다녔다. 멀리는 가지 못하더라도 가까운 근교 여행을 가거나 제주도 같은 곳으로 국내 여행을 주로 다녔다.

-앞으로 계획은.

▲지금 맡고 있는 업무가 새로운 업무라 이 부분을 배워 홍보전문가로 거듭나고 싶다. 직장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콘서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계획이다. 사진으로 하는 장수 사진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사진, 여행, 영상, 글, 직장인` 다서 가지가 잘 어우러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도 좋지만 현실적인 진로를 선택하기를 권장한다. 나는 많은 대외활동이나 외부활동으로 주변에 다양한 친구가 있다. 그 중에 현실적 선택을 한 친구들이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일도 하라. 그러나 경제적으로 본인을 책임진 후에 좋아하는 일을 하길 바란다. 좋아하는 일은 퇴근 후에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 친구 중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MC`를 꿈꾸는 친구가 있다. 실제로 진행 실력도 좋다. 그 친구는 꿈을 위해 퇴근 후나 주말에 행사를 다니면서 일을 하고 있다. 기반을 다지고 실력을 쌓아서 독립할 때까지는 회사 일과 병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일단 경제적 안정을 찾고 이후에 좋아하는 일을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