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난치병으로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변호사의 뜨거운 가족애가 안방극장을 달구고 있다.
알츠하이머는 조기 진단이 어렵다. 이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늦다.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조기 진단에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제정호 포스텍 교수와 이준호 통합과정, 김경태 융합생명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뉴런세포와 빛으로 교감하며 정확한 구리이온 양을 측정하는 세포내시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구리는 뇌신경과 간, 생식기에 필요한 물질이다. 하지만 구리의 양이 변하면 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일으킨다. 세포 속에서 유지돼야 하는 구리의 양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제 교수 연구팀은 지금까지 정량적 분석이 어려웠던 대뇌피질과 해마 뉴런에 들어 있는 구리이온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조기진단은 물론 뇌에서 기억이 만들어지는 미스터리를 풀 기술로 학계는 기대한다.
퇴행성 신경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려면 구리이온이 우리 신경세포 속에 얼마나 분포되어 있으며 어느 수준이 적정한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측정방식은 구리 이온을 별도로 측정하지 못하고 분석내용이 부정확하다. 방법에 따라 냉각된 세포에만 사용할 수 있고 독성이 세포에 들어가는 단점도 있다.
연구팀은 구리이온과 반응해 빛의 형광을 변화시키는 나노선 탐침을 개발했다. 빛으로 세포와 미세한 광학신호를 직접 주고받도록 해 세포에 형광인자를 주입할 필요가 없다. 빛이 산란되거나 흡수되는 현상을 최소화해 뉴런 세포 속 구리이온의 정량분석에 성공했다. 살아있는 세포 속에서 구리이온만을 정량적으로 측정해낸 것은 세계 최초다.
이번 연구는 퇴행성 신경질환의 조기진단이나 치료에 응용될 수 있음은 물론 생체정보 모니터링이나 나노크기 바이오센서로도 적용할 수 있을 전망된다. 특히 구리이온은 뇌에서 기억형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확하게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궁금증도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성과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KIAT 사업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BK21 플러스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