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끝장토론

[관망경]끝장토론

끝장토론은 입장이 다르거나 견해차가 큰 주제를 놓고 시간 제한 없이 토론해 결론을 도출하는 방법이다. 시간이 얼마가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큰 맘 먹지 않고는 도전하기 어렵다. 일부 방송사는 민감한 이슈를 놓고 논객을 초청, 토론 배틀을 보여 주는 프로그램으로 시청률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4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끝장토론을 주재, 화제다. 대상은 부처 보직 과장 60여명. 끝장토론이라는 용어를 쓰긴 했지만 치열하게 토론해서 뭔가 결론을 내기보다 일선 현장을 뛰는 공무원이 생각하는 현안과 애로 사항이 무엇인지 듣고 공감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과별로 가장 시급한 과제와 시급성에서는 밀렸지만 중요한 과제, 내가 장관이라면 꼭 해보고 싶은(해결하고 싶은) 과제 한 가지씩을 이야기하고 토론하면서 해결 방안을 찾자는 취지였다. 1차관실 소속 과장 31명과 함께한 끝장토론은 오후 2시에 시작해 저녁 8시 30분을 넘겨 끝났다. 이달 중순께엔 2차관실 소속 과장 30여명과 다시 이런 토론을 갖는다.

끝장토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엔 사무관·서기관급 60여명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육아에서부터 업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대화가 오갔다. 딱딱한 업무 이야기보다는 직원의 작은 고민까지 함께 듣고 공감하면서 거리감을 좁히려는 의지였다.

청사를 세종시로 이전한 이후 부처 공무원은 잦은 서울 출장과 업무 협의로 자리를 비우는 일이 많다. 실·국은 말할 것도 없고 과 단위 조직에서도 스킨십이 예전만 못하다. 더욱이 주로 실·국장의 보고를 받는 장관은 일선 정책 현장에서 뛰는 과장의 얼굴 보기가 어렵다. 김 장관이 끝장토론 무대에 과장급을 초대한 이유다. 현업에 있는 과장과 격의 없이 대화하면서 문체부가 정책 방향을 제대로 잡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문화 융성의 기조를 이끌어 갈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겠다는 생각이다. 김 장관식 소통채널 끝장토론이 정부세종청사 전체로 확산될 것 같은 예감이라면 너무 나간 것일까.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