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인큐베이터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인도 파워`는 거세다. 실리콘밸리 인력 절반 이상이 인도인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인도의 강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82년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공동 창업한 비노드 코슬라나 인텔에서 USB를 개발한 아제이 바트,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의 아버지라 불리는 비노드 담, 핫메일을 개발한 사이버 바티아 모두 인도 출신이다.
이들 1세대는 인도 출신 이민자가 실리콘밸리에 뿌리를 내리는 데 토양 역할을 했다. 자신이 쌓은 노하우나 인맥을 이어 주면서 거대한 인맥을 형성하기도 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세운 코슬라는 세계에 지부를 둔 인도계 사업가, 투자자 모임인 `TiE`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지원으로 창업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 카우프먼 재단에 따르면 2006~2012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이민자 가운데 인도 출신이 32.0%로 가장 많았다. 셋 가운데 한 명은 인도인이라는 얘기다. 공동 2위를 차지한 중국과 영국 출신의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순수 창업 외에 글로벌 IT 기업에 입사해 실력을 인정받아 최고 자리까지 오른 사례도 많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노키아, 어도비 시스템스, 샌디스크 모두 인도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두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모회사인 알파벳을 신설하면서 구글의 새 CEO로 인도 출신 선다 피차이를 임명했다. 43살의 나이로 시가 총액 1위 기업인 구글 경영을 맡게 된 것이다.
피차이는 인도 남부 첸나이에서 태어나 인도공대(IIT)를 졸업했다. 2004년 구글에 제품관리팀장으로 입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의 눈에 들어 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CEO 자리까지 올랐다.
피차이는 CEO로 임명된 지 1년 만에 애플을 제치고 구글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올려놓으며 실력을 입증했다.
인도 출신 사티아 나델라 CEO가 MS를 이끈 지도 2년이 넘었다.
나델라 CEO는 무려 24년 동안 MS에서만 일했다. 취임 이후 경쟁 업체와 다양한 협업을 꾀하면서 MS를 바로 세웠다.
노키아 CEO인 라지브 수리도 CEO로 임명되기 전까지 20년 동안 근무했다.
인도 출신 인재가 성공하는 이유는 수학식 사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 유창한 영어 실력을 들 수 있다.
인도는 어릴 때부터 구구단을 넘어 19단까지 외우게 한다. 수학식 사고는 기본 소양인 셈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도 문화는 사람의 다름을 우월하거나 열등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는 리더십과도 연결된다.
인도 내에서 영어가 상용화된 덕분에 영어 회화 실력이 월등한 것도 업무 소통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