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의 배송 경쟁이 치열하다. 소셜커머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치고 나간 이후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은 물론 이마트와 홈플러스까지 배송전쟁에 동참했다. 홈플러스는 오후 7시까지 모바일로 주문한 상품을 당일 배송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소비자는 매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퇴근 중인 버스에서 당일 필요한 상품을 주문하고 집에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상 `실시간 배송체계`에 근접했다. 바쁜 직장인에게는 최적의 서비스다. 가전양판점 롯데하이마트도 일부 상품에서 당일 배송체제를 가동하는 등 배송 경쟁은 유통가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배송전쟁의 근간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있다. PC를 넘어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쇼핑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졌다. 빠른 주문에 발맞춰 배송체계도 함께 고도화되고 있다.
유통은 항상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업종 간 문턱이 낮아지면서 유통업체마다 거의 동일한 상품을 놓고 가격과 배송으로 승부해야 하는 분야다.
유통의 핵심 경쟁 포인트는 역시 `가격`과 `배송`이다. 하지만 가격경쟁을 선언한 품목은 이미 `제로 마진`에 가까워졌다. 무한정 추가 인하에 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배송은 분명한 서비스 차별화 포인트다. 다만 배송 경쟁에도 비용이 수반한다. 경쟁사가 배송 전략을 따라 하는 일도 쉽게 발생하곤 한다.
업체 간 가격과 배송 경쟁은 분명히 소비자 삶의 질을 높여 준다. 반면에 유통업계 내부 피로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무한경쟁에 내몰린 탓이다.
업계는 다른 서비스 차별화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특성을 분석한 상품 추천이나 자신만이 판매할 수 있는 독특한 상품 확보 같은 전략이 대안으로 꼽힌다. 양질의 자사상표(PB) 제품을 확보하는 일, 지역 상권과 연계한 부가서비스 확대 등 새로운 시도를 더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