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출시한 BMW 뉴 7시리즈에는 자동차 최초로 제스처 인식이 적용됐다. 허공에 손을 흔드는 것만으로도 오디오 소리를 키우고 줄이는 등 여러 조작을 할 수 있다.
자동차 기능이 많아지면서 각 기능을 작동하는 방식인 `인터페이스`는 자동차에서 중요한 요소가 됐다. 간편하게 작동시키는 것은 운전자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안전과도 직결된다. 여러 기능을 조작하는 순간에도 운전자는 운전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버튼부터 제스처인식까지 BMW 7시리즈 역사를 통해서 인터페이스 발전사를 살펴보자.
1세대 BMW 7시리즈가 출시됐던 1977년에는 버튼 하나마다 하나의 기능만 수행했다. 그렇다보니 버튼 수가 너무 많아졌다. 운전자가 에어컨을 켜고 헤드라이트를 켤 때마다 버튼을 보면서 조작해야 한다면 위험천만한 일이다. 2세대에는 버튼을 작동하는 방향성과 표면 촉감을 다양하게 적용해 보지 않고도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온도조절 버튼은 자잘한 홈이 팬 좌우 다이얼 방식, 계기반 밝기 조절 버튼은 상하 다이얼 방식 등으로 만들었다.
1994년 출시된 3세대에는 터치스크린이 등장한다. 전자장치가 늘어나면서 더욱 많아진 버튼을 터치스크린 안에 넣었다. 메뉴에 따라 수십개 버튼을 하나의 장치에 넣을 수 있어 편리해졌다. 터치스크린은 입력 장치임과 동시에 결과물을 알려주는 출력장치 역할도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주요 인터페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1년 출시된 4세대 7시리즈에는 지금까지도 BMW 인터페이스로 활용되는 아이드라이브(iDrive)가 등장했다. iDrive는 오직 눈으로만 조작이 가능한 3세대 터치스크린의 약점을 보완했다. 운전을 하면서도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입력과 출력을 따로 떼어낸 것이 바로 iDrive다. BMW는 수동변속기 대신 오른손이 여러 기능을 조작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휠 모양의 iDrive를 장착했다. iDrive는 좌우로 회전하고 여덟 가지 방향으로 이동하며 클릭할 수 있으며 바로 점프할 수 있는 몇 개의 버튼도 더해졌다. 이것만으로도 많은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
지난 해 나온 6세대 7시리즈에는 직접 터치하지 않고서도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제스처 인식이 들어갔다. 룸미러 하단 등에 숨겨놓은 센서를 통해 손의 움직임을 3차원으로 파악하고, 소프트웨어로 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BMW는 어떠한 조작 장치 없이 생각만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궁극의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뇌파를 이용해 사용자의 생각을 읽어내는 각종 기술도 연구 중이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