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혁 카본아이드 PD는 게임제작과 사업 양쪽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다.
2003년 NHN에서(현재 네이버, NHN엔터테인먼트) 게임 개발에 투신해 2007년 일본으로 건너가 보드게임, 캐주얼 게임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NHN재팬 사업개발 실장으로 연매출 5000만원 수준이었던 일본 게임사업을 150억원까지 키웠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 사업을 맡았다. `에브리타운` `라인팝` 등 초기 모바일게임 시장 흥행작이 그의 손을 거쳤다.
정 PD는 올해 다시 모바일게임 시장에 도전한다. 굳이 `도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가 새로운 회사로 자리를 옮겼고 시장상황도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 대형 모바일게임이 자리 잡은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정 PD는 “어떤 게임이 시장에서 먹힐지 여부는 기획 단계에서 배제하는 편”이라며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이 가장 편하게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는지를 일순위로 따진다”고 말했다.
`나이츠폴` `타이니폴` `기간트쇼크`는 이런 그의 개발철학이 그대로 담겼다. `나이츠폴` `타이니폴`은 핀볼처럼 캐릭터를 쏴 전투를 하는 게임이다. 기존에 없는 장르를 새로 만들어 내다시피 했다. 거대 몬스터가 등장하는 `기간트쇼크`도 기존 액션 RPG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투를 표현했다.
정 PD는 “제작하는 입장에서 모바일게임의 강점은 프로토타입(초기버전)을 빨리 만들어 반응을 체크하는 것”이라며 “이미 개발자들이 게임 내 순위를 경쟁할 정도로 제작 과정을 즐긴다”고 말했다. 만드는 사람이 재미를 느끼면 어떤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형식의 게임을 만드는 것에 두려움은 없는지 물었다. 정PD는 “패러다임은 조금씩 바뀐다”며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스마트폰 화면에 버추얼패드(가상 조이스틱)를 넣는 것에 회의적이었는데 이제 거의 대부분 게임이 이를 거부감 없이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뭔가 (흐름을) 바꾸겠다는 것보다 재미를 추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야하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 PD는 “대기업보다 편안하지는 않지만 상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스타트업 생활이 주는 재미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게이머들이 우리 게임에서 작은 재미라도 완성도를 느끼며 즐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