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대 재진입에 성공했다. 지난 3월 11일 출시한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 판매 호조, 환율 상승이 주효했다. 2분기 이후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1분기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은 3조7000억~3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6조6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조2300억원, 전년 동기 2조7400억원보다 1조원가량 증가했다. IM부문이 영업이익 3조원대에 재진입한 것은 2014년 2분기(4조4200억원) 이후 7분기 만이다.
IM부문은 2014년 3분기 영업이익이 1조7500억원으로 바닥을 친 이후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2조5000억원 안팎에 머물면서 3조원대 재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선보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갤럭시노트5` 등 프리미엄폰도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분기는 전통으로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다. 그런데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갤럭시S7 효과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갤럭시S7은 출시 약 3주 만에 1000만대가 팔려나갔다.
갤럭시S7은 전작인 갤럭시S6와 외관상 큰 차이가 없어 긍정과 부정 전망이 동시에 흘러나왔다. 증권업계는 1주일 전만 해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5조원 초·중반으로 예상했다. 갤럭시S7 판매량은 700만대로 전망했다. 갤럭시S7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앞다퉈 실적 전망치를 상향시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최고 수준의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했고, 게임과 카메라 기능을 강화했다. 스마트폰을 스마트폰 이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려는 노력은 소비자 호응으로 이어졌다.
원가 절감도 영업이익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갤럭시S6와 S6 엣지는 전작(갤럭시S5)과 디자인이 크게 달라지면서 수율 향상에 애를 먹었다. 1년 동안 제품 개발 노하우가 쌓이면서 수율이 높아지고 원가 절감으로 이어졌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갤럭시S7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출고가를 낮춘 마케팅 전략도 호재로 작용했다.
관건은 IM부문이 이번과 같은 실적을 이어갈 수 있는가다. 1분기 실적 개선에는 환율 상승이라는 행운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11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분기 1200원대를 유지했다. 같은 제품을 팔아도 수익이 더 늘어났다는 의미다.
2분기에도 환율 상승 효과가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9월 `갤럭시노트6`가 출시될 때까지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도 없다. 갤럭시S7을 출시하며 발생한 마케팅 비용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뒤늦게 출시된 LG전자의 `G5`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중저가에 프리미엄 성능을 갖춘 `아이폰SE`는 글로벌 판매 지역을 늘리고 있다.
이승우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7 판매량이 예상보다 많아서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다”면서 “2분기에는 경쟁사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IM부문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일부 증권사는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이 3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점쳤다. 갤럭시S7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2분기 IM부문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