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신산업 활용 현장을 가다]<하>개도국 신규 수요 찾아 수출산업화 해야

신기후체제(포스트2030) 전환으로 신기술 수요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신산업 분야 해외사업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4~2025년 세계 발전 설비 투자액 가운데 61%에 해당하는 5조8580억달러가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세계 에너지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우리 기업의 해외 시장 적극 공략 노력과 기술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에너지 중소·중견기업은 대체로 해외 진출 경험이 부족, 급성장하고 있는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신산업 수출 산업화를 위한 세부 지원 방안 발굴과 우리 기업의 개발도상국 중심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더욱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 분석과 더불어 국제기구와 협력, 유망 프로젝트 발굴, 우수사례 공유 등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 지원 방안을 수립하고 새로운 수출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지속 요구된다. 에너지신산업·신재생에너지 해외 진출 해결사로 나선 한국에너지공단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필리핀 코브라도섬 태양광발전소.
필리핀 코브라도섬 태양광발전소.

◇개도국 온실가스·에너지 사업 발굴

에너지공단은 지난 35년 동안 에너지 효율 향상, 신재생에너지 보급, 기후변화 대응 등 에너지 수요관리 전반에 걸쳐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가 개도국의 공통 고민인 에너지 관리, 기후변화 대응 해결과 관련해 롤모델로 부각돼 끊임없이 협력 요청을 받고 있는 상황을 최대한 유리하게 활용하고 있다. 에너지공단은 기후변화협약 대응을 위해 개도국의 에너지 부문 역량 강화와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한 `한-개도국 협력사업`을 2008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정책컨설팅 지원사업` `국제기구 협력사업` 등으로 개도국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유망 사업은 `온실가스감축 프로젝트 지원사업`으로 발굴에서부터 사업화까지 성과 도출을 유도한다.

정책컨설팅 지원사업은 개도국 에너지 분야 정부기관에 한국의 에너지효율·신재생에너지정책 노하우를 전수한다. 국내 기업이 진출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발굴하는 사업으로, 지난 2008~2015년에는 총 80개 과제를 추진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페루 병원 에너지진단을 실시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페루 병원 에너지진단을 실시했다.

정책컨설팅으로 발굴한 우즈베키스탄 시멘트 산업체 공정 개선 사업과 페루 태양광발전소 건립사업 등 온실가스 저감 사업은 본 사업에 돌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동남아 권역 주요 협력국인 인도네시아와는 인도네시아 국가개발계획부(BAPPENAS) 추천으로 서자바주의 5㎿ 규모 소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지난해 완료하고 올해 말 착공할 예정이다. 도화엔지니어링이 추진하고 있는 본 사업은 사업성이 좋아 직접 투자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3억원 규모의 해외 수주와 연간 4억3000만원의 발전 수익이 기대된다.

세계은행(WB), 미주투자공사(IIC),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 협력사업으로 중남미와 아시아 에너지 다소비 산업체 효율 향상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에너지센터(ACE) 및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와는 각각 아시아, 동아프리카 개도국을 대상으로 에너지정책 공유의 장을 제공했다. 예를 들면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에너지라벨링 제도 도입 기반을 지원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에너지공단은 ADB로부터 에너지 효율 분야 최고 전문기관으로 인정받고 ADB 파트너로서 기술 자문에 응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변종립 에너지공단 이사장이 ADB를 방문,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도 맺었다.

한국에너지공단-UNIDO 에너지분야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변종립 에너지공단 이사장(오른쪽)과 리용 UNIDO 사무총장(왼쪽)이 악수했다.
한국에너지공단-UNIDO 에너지분야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변종립 에너지공단 이사장(오른쪽)과 리용 UNIDO 사무총장(왼쪽)이 악수했다.

세계은행(WB)과는 파키스탄 최대 경제권인 펀잡주에 에너지 전문기관 설립을 위한 공동사업을 추진한 결과 기관 설립 전 단계로 경제부처 내에 에너지 전문 부서를 꾸려서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와 든든한 우호관계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공단은 개도국 온실가스감축사업 발굴과 단계별 사업개발 지원으로 우리 기업의 개도국 진출, 수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개도국 대상 제도 도입 정책 자문과 연계한 우리 기업의 비교우위 유망 프로젝트 발굴, 투자사업 연계를 추진한다. 국제기구의 개도국 네트워크와 자금력 활용 공동사업을 진행, 개도국 조달시장 진출도 견인할 계획이다.

◇실질 수출 성과 창출에 집중

에너지공단은 신재생 중소·중견기업이 수출과 해외 진출 기회를 포착하고 해외 진출을 적극 시도할 수 있도록 해외 설비인증 획득, 해외시장 개척 지원, 타당성조사 지원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다양한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을 추진해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11년부터는 해외인증 지원 75건, 해외시장 개척 지원 89건, 타당성조사 지원 104건, 간이컨설팅 230건 등 총 498건 지원을 제공했다.

아부다비에서 열린 2016 세계에너지정상회의(WFES)전시회에서 현지 바이어가 한국관을 방문해 상담하고 있다.
아부다비에서 열린 2016 세계에너지정상회의(WFES)전시회에서 현지 바이어가 한국관을 방문해 상담하고 있다.

올해도 총 44억4000만원 예산을 책정, 신재생에너지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 지원은 지난 1분기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개최된 세계에너지정상회의(WFES)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PV엑스포에 한국관을 구성, 총 316억원 규모의 수출상담 성과를 올렸다. 하반기 중에는 중국, 독일, 미국에서 개최되는 주요 해외전시회에 참가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인증 획득과 타당성조사 지원사업은 참여 희망 기업 신청 접수를 실시하고,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타당성조사 지원 사업을 추가 진행, 해외 진출 희망 기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에너지공단은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도 해외 진출 희망 기업 대상의 지원을 다각도로 제공,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의 담당자를 대상으로는 해외 프로젝트 수주 프로세서의 이해를 돕고 제안서 작성 노하우 등을 교육하는 `에너지신산업 해외 프로젝트 수주 역량 강화 교육`을 추진한다. 교육은 에너지신산업 국내외 동향과 정책 방향, 녹색기후기금(GCF) 사업 안내와 활용 전략, 사업제안서 작성과 실습 등으로 구성됐다.

변종립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왼쪽)과 칼 무냐나 미주투자공사 사장이 업무협약 후 악수했다.
변종립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왼쪽)과 칼 무냐나 미주투자공사 사장이 업무협약 후 악수했다.

기술력은 갖췄지만 행정력이 약한 중소기업에 도움을 주고 사업제안서 작성과 제안 절차 등 정보를 제공하는, 활용도 높은 해외 프로젝트 수주 가이드를 마련할 계획이다.

에너지자립섬, 전기차 등 국내 에너지신산업 모델을 개도국과 국제기구에 소개하고 주력 관심 사업을 발굴해 국제기구의 사업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 기업의 기술 노하우와 녹색기후기금(GCF),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금융기관이 연계될 수 있도록 해 사업 성공 가능성이 높은 국내 에너지신산업 모델의 개도국 신시장 진출도 지원할 예정이다.

변종립 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속 지원하기 위해 단계별로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대기업·공공기관과 중소기업 동반 해외 진출을 적극 유도, 해외 인지도와 금융 조달 능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더욱 많은 수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국제기구, 개도국과 3자간 트라이앵글 협력모델 발굴을 추진중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국제기구, 개도국과 3자간 트라이앵글 협력모델 발굴을 추진중이다.

변 이사장은 “에너지공단·개도국·국제기구 3자 간 트라이앵글 협력 모델을 발굴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견인하고 실질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