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가 새로운 스마트폰 2종을 선보인다. 블랙베리를 대표하는 물리 키보드를 탑재한 제품과 풀 터치 스크린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따로 개발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인 대화면 터치 스크린과 기존 블랙베리 물리 키보드를 그리워하는 고객 요구를 모두 맞추기 위한 전략이다.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인 점은 같다.
존 첸 블랙베리 CEO는 최근 더내셔널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블랙베리가 하드웨어 생산을 당장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더버지에 따르면 두 제품 코드 네임은 로마와 함부르크다. 물리 키보드 스마트폰이 로마다. 프로젝트에 주로 도시 이름을 붙이던 블랙벨리 전통을 따랐다. 블랙베리 첫 풀 터치스크린폰인 블랙베리 10은 런던이었다.
가격은 500달러 이하일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시장을 목표로 삼았다. 블랙베리 프리브(Priv)가 내세운 고가 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블랙베리는 최근 실적보고에서 지난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60만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시장 기대치인 85만대에도 못 미쳤다.
첸 CEO는 판매 부진 이유를 높은 가격에서 찾았다.
첸 CEO는 “많은 기업이 블랙베리를 사고 싶지만 700달러라는 가격은 부담스럽다고 얘기했다”며 “기업은 400달러대 제품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OS는 안드로이드다. 독자 OS를 고집하기 보다는 기업용 SW 판매로 무게 중심을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케팅은 보안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계획이라고 더버지는 전했다.
블랙베리 새 스마트폰 소식은 기존 전망을 뒤엎은 것이다.
대니얼 챈 TD시큐리티 애널리스트는 최근 “블랙베리가 하드웨어 제조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블랙베리가 최근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새 스마트폰을 소개하지 않은 게 신호”라며 “블랙베리는 가능한 빠르게 하드웨어 부문을 떼어내고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이렇게 주장한 것은 실제로 블랙베리는 지난해 11월 슬라이드 형태 쿼티 키보드를 탑재한 프리브(Priv)를 출시한 이후 후속작 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블랙베리가 자체 OS 개발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이유로 페이스북과 왓츠앱이 지원 중단을 선언한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새 스마트폰 개발이 첸 CEO의 마지막 시도라는 점은 이견이 없다. 첸 CEO는 스마트폰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연간 500만대를 팔아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신 제품 판매량이 저조하면 블랙베리는 생산을 포기할지도 모른다고 더버지는 예상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