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리콜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독일 본사로부터 소프트웨어(SW) 분석을 위한 `A2L 소스코드`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디젤게이트 국내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바른은 12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폭스바겐 리콜 기술적 문제 및 미국 환경청(EPA) 전량 환불 가능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폭스바겐 디젤엔진 A2L 소스코드 확보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종선 바른 변호사는 “환경부가 폭스바겐 본사로부터 엔진 전자제어장치(ECU) SW 소스 구조 설명서에 해당하는 A2L 소스코드를 확보하지 못하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상태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폭스바겐 리콜 방안을 허용하게 되는 셈”이라며 “폭스바겐 리콜 방안에서 업그레이드한다는 16진수 `HAP 파일`도 함께 확보해야 `뻥 리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기존 배출가스 시험 방법(NEDC)은 연비 시험 방법을 차량이 인식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내 시험장과 실제 도로에 따라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다르게 작동하도록 조작한 차량이기 때문에 실내 시험만으로는 문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 독일에서는 폭스바겐 리콜 방안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리콜을 보류하거나 전량환불 조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폭스바겐 측은 그간 미국에 수출한 차량은 일부 개조가 필요하지만 한국과 유럽 등에 판매한 차량은 엔진을 제어하는 ECU SW를 업그레이드하면 성능, 연비에 아무 지장 없이 환경법규를 만족시키는 리콜을 실시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독일에서 폭스바겐 차량 중 가장 먼저 리콜에 들어간 픽업트럭 `아마록`이 리콜 후 검증 결과 연비가 악화되는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 독일 교통당국이 아마록 리콜 실시 차량 두 대를 검증한 결과 연비가 나빠지고 산화질소(NOx) 배출이 개선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다음 리콜 대상이었던 `파사트`에 대한 ECU SW 업그레이드를 전면 보류했다.
미국에서는 폭스바겐 리콜 방안이 미국 대기청정법을 100%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 전량 환불 조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폭스바겐 측은 현재 디젤게이트 연루 차량에만 적용하고 6기통 3.0리터 디젤엔진은 제외하는 `파샬픽스`를 요청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은 오는 21일까지 최종 합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에서 디젤게이트 집단 소송에 참여한 누적 원고 수는 현재까지 4338명에 달한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