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트렌드]게임업계, `잘 키운 IP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

게임업체 새로운 수익원으로 지식재산권(IP)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수십억원을 투자해도 흥행 담보가 어려운 신규 게임보다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IP사업은 새로운 수출 확대 전략으로 꼽힌다.

[핫 트렌드]게임업계, `잘 키운 IP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

최근 게임업체 관계자 사이에서는 “잘 키운 IP 하나, 열 게임 부럽지 않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IP사업이란 쉽게 말해 원작을 재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스(OSMU)다. OSMU를 쉽게 이해하려면 아이들 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를 생각하면 된다.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뽀로로 캐릭터는 극장판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각종 유아동용품 및 식음료수 시장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게임 업체가 IP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게임 수출액은 1조3000억원으로, 전년 3000억원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과거에 출시된 한국 온라인게임을 이용한 IP사업에 호조를 띄며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대표작 `미르의 전설2`을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하며 빅 히트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열혈전기`는 분기 매출 규모가 4000억원에 이른다. 증권가에서는 위메이드가 5% 로열티를 받아 연간 수익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뮤`로 대표되는 웹젠 역시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로만 매출의 5~10%가량을 벌고 있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프렌즈 애니메이션.사진=선데이토즈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프렌즈 애니메이션.사진=선데이토즈

◇팬시에서 문화 콘텐츠까지

현재 게임업계에서는 IP를 이용한 모바일게임 개발 이외에도 다양한 IP사업을 진행 중이다. 게임업계에서 진행 중인 IP사업은 크게 보면 자사 IP를 활용하거나 타 IP를 이용하는 방식이지만 세분화하면 다양해진다.

자사 IP를 활용하는 대표 사례 중에 캐주얼 게임 캐릭터를 이용해 인형이나 텀블러 등 팬시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선데이토즈 애니팡프렌즈가 대표적이다. 선데이토즈는 올해 초 한시적으로 팝업스토어를 개장해 20·30대 젊은층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중장년층까지 모두에게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반면에 카카오와 NHN은 유명 IP인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를 이용한 게임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뮤지컬로도 제작된 블레이드&소울.사진=엔씨소프트
뮤지컬로도 제작된 블레이드&소울.사진=엔씨소프트

팬시 제품 제작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경우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 앤 소울`을 2년 전 일본에서 TV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방영했다. 최근에는 주요 인물 스토리를 담은 뮤지컬 공연 `묵화마녀 진서연`을 선보이며 업계 관심을 모았다.

선데이토즈는 자사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2분짜리 동영상으로 총 6개가 기획돼 케이블 채널이나 유트브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여기에 더해 하반기에는 웹툰을 제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 IP를 이용하는 경우는 영화나 웹툰 등 대중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활용해 게임을 제작하는 방법이 이용된다. 글로벌 게임회사인 게임로프트는 마블과 연계를 통해 이슈 영화를 모바일 게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언맨3, 슈퍼배드,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등이다.

와이디온라인은 네이버의 인기 웹툰인 `갓 오브 하이스쿨을 게임으로 만들어 서비스 중이고 네오위즈게임즈의 자회사 네오위즈에이블스튜디오 역시 네이버 인기 웹툰인 `마음의 소리`를 게임화 중이다.

◇IP사업은 양날의 검

게임업계가 IP사업에 뛰어드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특정 콘텐츠가 지니고 있던 가능성보다 더 많은 다양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 영속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IP사업에 진출할 경우 조심해야 할 점도 있다. IP사업은 양날의 검과 같기 때문이다. 익숙함을 통해 고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반면에 IP가지고 있는 콘셉트와 생각, 모양 등의 선입견이 크게 바뀔 경우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다.

배해경 선데이토즈 부장은 ”유〃무형의 IP가 제품 또는 문화콘텐츠로 나타났을 때 고객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비게임 IP와 경쟁했을 때 최고의 품질,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획과 개발에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